국제정치
중앙아시아 놓고 벌어지는 21세기 ‘그레이트게임’
뉴스종합| 2015-07-07 11:35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중국과 러시아가 중앙아시아를 놓고 21세기 ‘그레이트게임’(Great Game)을 펼친다. 19세기엔 영국이 러시아의 남진을 막기위해 이곳에서 전쟁을 벌였지만 21세기엔 러시아와 중국을 연결하는 지역이 되고있다. 지난해 우크라이나 사태로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 각국과 사이가 틀어져 고립될 위기에 처한 러시아가 중국을 끌어들이고 중앙아시아와의 협력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8일(현지시간) 러시아 우파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회의를 앞두고 19세기 그레이트게임이 반복되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SCO에는 러시아와 중국 외에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4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이번에는 인도와 파키스탄 두 나라가 옵저버 자격으로 동참한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는 유라시아경제연합(EEU)으로 키르기스스탄과 벨라루스와 경제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실크로드경제벨트를 통해 중앙아시아와 남아시아 지역에 대규모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또한 유럽 동부지역과 연결해 옛 실크로드를 부활시킨다는 계획이다. 실크로드경제벨트와 관련된 국가들은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을 비롯해 인도와 파키스탄, 이란, 터키, 그루지야, 아프가니스탄,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투르크메니스탄 등인 것으로 전해졌다.

EEU, 실크로드경제벨트는 중국과 러시아의 국제공동체 형성 이념의 차이가 있지만, 중국은 러시아의 주요 교역상대국이며 중국에 대한 러시아의 의존도도 높아졌다. 특히 러시아쪽에선 서방의 경제제재로 인해 아시아 시장에서 활로를 찾아야하는 만큼 중국의 힘이 절대적이다.

한 러시아 정부 관계자는 FT에 “중국은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며 우리의 이익과는 언제나 같지 않지만 우리가 한 걸음 물러날 여력은 있다”고 밝혔다.

SCO는 회원국의 우호증진, 안보협력 모색 등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러시아와 중국 간 협력을 증진할 기회이기도 하지만 일부 러시아 안보전문가들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대응할 안보협력기구로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과거 옛 소련 시절 바르샤바조약기구가 무너지면서 군사적 영향력이 크게 감소한 러시아는 이들과의 공조를 통해 힘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

양슈에통 중국 칭화대 현대국제관계연구소 학장은 FT에 “중국과 러시아는 모두 미국으로부터 전략적인 압력을 받고 있으며 미국이 이같은 헤게모니를 유지하는 한 양국 관계는 이런 방향을 향해 갈 것”이라고 평가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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