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朴대통령 vs 유승민, ‘원박’에서 ‘반박’까지…예고된 파국이었나
뉴스종합| 2015-07-08 09:26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박근혜 대통령과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10년 인연이 결국 파국을 맞았다.

정치는 ‘살아 있는 생물’이어서 세월이 흐른 뒤 상황이 또 어떻게 바뀔지 예측하긴 어렵다. 하지만 현재로선 유 원내대표가 사석에서 박 대통령을 누님이라고 부를 정도로 가까웠던 관계로 되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박 대통령과 유 원내대표의 인연은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 대통령은 비례대표 초선이던 유 원내대표에게 삼고초려 끝에 당대표 비서실장을 맡겼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권유로 정계에 입문한 유 원내대표는 ‘원박’(원조 친박)이란 타이틀을 달게 됐다.

유 원내대표는 이후 본선보다 치열한 예선이었던 2007년 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박근혜 캠프의 선봉장을 맡는 등 박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자리매김했다.

경선 이후 두 사람의 관계는 조금씩 금이 갔다. 유 원내대표는 어느새 ‘친박’에서 ‘탈박’, ‘비박’으로 분류되곤 했다.

두 사람의 관계가 소원해진 직접적 계기는 명확하지 않다. 유 원내대표는 언론과의 인터뷰 등에서 “나중에 기회가 되면 이야기할 날이 있지 않겠느냐”며 말을 아꼈다.

관계가 멀어지면서 박 대통령을 직간접적으로 겨냥한 유 원내대표의 비판도 잦아졌다. 지난해 10월 청와대 외교안보팀을 ‘청와대 얼라(어린아이)’라고 질타한 것은 한 예다.
박근혜 대통령과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10년 인연이 파국을 맞았다. 사진은 지난 2월10일 새누리당 신임 원내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해 가진 상견례 때 악수를 나누는 박 대통령과 유 원내대표. [사진=청와대 제공]

명연설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유 원내대표가 지난 4월 원내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박근혜 정부의 공약가계부를 실패로 규정하고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고 비판한 것은 ‘반박’의 기치를 올릴 것으로 해석되면서 결정적으로 박 대통령의 역린을 건드렸다. 박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자기 정치’라고 비판한 배경이기도 하다.

정치권에선 박 대통령과 유 원내대표가 동지에서 정적이 된 이유를 두 사람이 너무 닮았다는 데서 찾는다.

한 여권 관계자는 “TK(대구ㆍ경북) 출신 2세 정치인인 데다 한번 결정하면 절대 소신을 굽히지 않는 원칙주의자라는 점에서 두 분이 많이 닮았다”며 “원칙과 원칙이 정면으로 부딪히면서 일이 커졌는데 두 분의 성격과 정치 스타일로 볼 때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라고 진단했다.

박 대통령과 유 원내대표의 선대 인연도 새삼 회자된다. 유 원내대표의 부친 유수호 전 의원은 박정희 대통령 시절인 1973년 정권의 뜻을 거스르는 법관들을 무더기 면직시킨 ‘사법파동’으로 법복을 벗어야만 했다.

shindw@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