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SK 와이번스 투수 김광현이 야구팬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 공이 없는 글러브로 주자를 태그아웃(?) 시킨 후 이른바 ‘양심선언’을 하지 않은 탓이다. 경기 후 진심을 담은 사과를 원했던 팬들은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었다”는 김광현의 말에 더욱 뿔이 난 상황이다.

김광현이 9일 오후 대구야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SK 와이번스의 경기서 야구사에 전무후무한 상황을 연출했다. 공이 없는 빈 글러브로 주자를 태그해 심판의 아웃 콜을 얻어낸 것이다. 현장에 있던 양팀 선수들과 심판, 관중 모두 속았다. 하지만 TV 중계 리플레이에서 김광현의 속임 행동은 금세 드러났다.


상황은 이렇다. 4회말 삼성이 2사 후 최형우의 2루타로 득점 찬스를 잡았다.

다음 타자 박석민의 타구는 아쉽게도 내야에 높이 떴다. 충분히 잡을 수 있는 타구였지만 포수 이재원이 공의 위치를 놓치고 말았다. 1루수 브라운과 3루수 김연훈, 투수 김광현이 안타가 된 공을 잡기 위해 모두 달려갔다. 그 순간 2루 주자 최형우는 3루를 지나 홈로 쇄도했다. 김광현은 반사적으로 홈으로 들어오는 최형우를 태그했고, 원현식 주심은 아웃을 선언했다. 공은 사실 브라운의 글러브에 있었다. 브라운이 최형우를 태그하지 않았기 때문에 명백한 세이프 상황.

그러나 주심의 아웃선언으로 그대로 이닝은 종료됐다. 김광현은 브라운과 덕아웃으로 걸어 들어왔고 그 순간 브라운에 있던 공이 땅바닥으로 떨어져 데굴데굴 굴러갔다.

날카로운 눈으로 TV 중계를 보던 야구팬들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이의를 제기했고 얼마 뒤 TV 중계 리플레이를 통해 김광현의 글러브에 공이 없었다는 ‘반전’이 확인됐다. 하지만 당시 상황이 이미 종료된 터라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김광현은 경기 후 “태그를 위한 연속적인 동작을 한 것이었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일부러 속이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야구팬들은 “김광현이 그 순간 얼떨결에 그랬다는 건 이해하겠는데 저런 인터뷰를 원한 건 아니었다” “정말 이기고싶어서 그랬다, 미안하다는, 진심이 담긴 사과를 기다렸는데” “어린 아이들이 보고 배울까 걱정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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