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경영인
“표준은 곧 힘…표준강국 위상 높이겠다”
뉴스종합| 2015-07-13 11:50
스마트팩토리·loT등 표준 주도…모바일화 추세 맞춰 개정 작업
사회적 가치체계 표준화 앞장도



“복지지출도 전통 효(孝)문화를 살리면 훨씬 해결이 쉽지 않을까요. 동북아시아 어느 나라도 갖지 못한 이런 경로사상과 효문화가 보이지 않는 나라의 저력입니다. 산업표준 뿐 아니라 ‘사회적 규범의 표준화’에도 나설 생각입니다.”

‘표준을 장악하는 자가 시장을 장악한다’는 말이 있다. 살벌한 표준전쟁 시대다. 표준은 곧 기업의 경쟁력 그 자체이자 국가 경쟁력을 가늠한다. 

백수현 한국표준협회장은 10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모든 기술과 표준은 인간화에 중점을 두고 추진해야 하며, 그 가치에 복무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백수현(66) 한국표준협회 회장(동국대 석좌교수)은 어려운 표준 얘기를 이처럼 객적은(?) 소리로 시작했다.

한국표준협회는 1962년 설립된 국내 표준품질 분야 대표기관이다. 기업과 산업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경영기법ㆍ품질관리기법ㆍ인적자원개발ㆍ산업표준 보급 등 다양한 지식서비스를 제공하는, 5000여 회원사로 구성된 민간단체다.

“좋은 기술 개발하고 물건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고민이 있어야 한다. 고령사회 문제를 전부 국가 재정으로 해결할 순 없다. 사회적 가치체계를 먼저 만들어내야 물질문명의 발전이 배가된다. 우리가 4만달러, 5만달러로 나아가지 못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세계 예절표준에서 우리가 앞서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산업, 물질표준 보다 이런 가치표준이 서 있어야 선진국이 될 수 있다.”

백 회장은 산업표준 못지 않게 전통문화와 사회적 가치체계를 표준화해 보급하는 일을 하겠다고 밝혔다.

물질가치 보다 정신가치가 존중돼야 하고, 이것도 하나의 표준으로 정립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다음 이를 교과서에 반영하고 각급 학교에서 가르쳐 반듯하고 성숙한 시민을 길러내자는 게 그의 제안이다.

표준협회는 오는 9월 서울에서 열리는 ‘2015 국제표준화기구(ISO)총회’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세계 표준올림픽’이라 할 ISO총회는 9월 13∼18일 6일간 롯데호텔에서 열린다. 1962년 ISO가입 이후 53년만에 국내에서 처음 열리며, 세계 160여개국에서 온 1000여명의 표준화 대표들이 열띤 토론을 벌인다.

행사 주관기관인 표준협회는 이를 계기로 표준변방에서 표준강국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ISO총회는 국제 표준화정책의 흐름을 이끄는 논의의 장이다.

백 회장은 “ISO총회가 올림픽 못지 않은 중요 외교행사인데 지금까지 그 가치를 몰랐다. 이번 행사를 통해 표준 관련 국가 위상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백 회장은 산업계가 올해 대폭 개정되는 ISO9001(품질경영시스템)과 ISO14001(환경경영시스템)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개정의 골자는 ▷제품을 ‘products and services(제품과 서비스)’로 표기하고 ▷모든 제품의 범주를 서비스는 물론 소프트웨어, 하드웨어로 확장하고 ▷경영시스템에서 기획단계를 강조하는 것, 경영시스템 수립 전 조직의 정황 파악을 강조하는 것, 고객을 포함한 이해관계자의 요구를 명확히 파악하는 등의 내용으로 이뤄진다.

특히, 리스크 기반의 접근으로 사전에 리스크를 예방하는 ‘예방적 시스템’ 운영을 요구하고 있으며, 서비스산업에도 보다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개정된다고 백 회장은 소개했다.

표준협회는 올해 인더스트리4.0, 스마트팩토리, 사물인터넷(IoT), ISO55000, 안전 등의 분야에서 세계표준을 주도하고 미래성장동력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갈수록 모바일화하는 추세에 맞춰 전산시스템, 경영표준 등을 바꾸는 작업에도 나서게 된다.

백 회장은 “표준은 국민 생활과 밀접하다. KS인증을 받은 전구나 유리창부터 로하스인증을 받은 달걀, 우유 등 우리가 먹고 쓰고 입는 것이 다 표준인증 과정을 거친다”며 “표준ㆍ품질 전문기관으로서 위상을 강화하고, 표준ㆍ품질의 진화를 선도해 산업계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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