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감사원이 14일 발표한 ‘해외자원개발 사업 성과분석’에 대한 감사 결과에 따르면 해외 자원개발 사업은 ‘묻지마 투자’로 평가됐다.

감사원은 ‘안정적인 자원확보’라는 당초 목적은 변질돼 사업을 맡은 석유공사, 가스공사, 광물공사 등은 양적 성장에만 치중했다고 지적했다. 감사 결과 특히 관련 사업에 35조8000억원이 투입됐지만 성과는 미미했고, 앞으로 46조6000억원이 추가로 투입돼야하지만 향후 전망은 불투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이에 대해 “이번 감사는 성과 분석 감사로, 사업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묻지는 않는다”며 “이명박 정부 당시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과 관련해 지난 감사와 검찰조사에서 이미 책임이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밝혔다. 


▶169개 사업 35조8000억원 투입, 성과는 글쎄=감사원은 해외 자원개발을 위해 169개 사업에 총 35조8000억원을 투입됐지만 큰 성과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석유 사업에는 21조7000억원이 투입됐지만 회수액은 9조3천억원이었다. 가스공사는 관련 사업에 10조3000억원을 투입했지만, 1조9000억원 회수했고 광물자원공사는 3조8000억원 투입하고 3000억원을 회수했다.

이명박 정부 기간인 2008부터 2012년까지 석유공사는 15조7000억원, 가스공사는 9조8000억원, 광물공사는 2조1000억원을 투자해 총 27조8000억원의 투자가 이뤄졌다. 이는 지난 1984년 이후 전체 투입액 35조8000억원의 77.6％가 이 기간 내 이뤄진 것이다.

감사원은 또 석유공사의 경우 현실적으로 석유 도입이 불가능한 10개 사업에 5조7000억원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가스공사도 국내 도입이 불가능한 5개 사업에 1조8000억원을, 광물자원공사는 국내 자급률 100％인 석회석을 생산하는 중국 장가항 광산 등 8개 사업에 300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산업부는 비상시에 석유ㆍ가스공사의 하루 지분생산량인 29만9000배럴 가운데 79％의 석유ㆍ가스를 도입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현실적으로는 24％만 도입할 수 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앞으로 46조6000억원 더 들어, 재무위기 성큼=감사원에 따르면 각 공사는 앞으로 48개 사업에 46조6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감사원이 향후 투자계획이 있는 40개 사업의 재무 상황을 분석한 결과 2008년에서 2014년까지 9조7000억원 증가한 12조8000억원의 적자가 발생하고, 앞으로 5년 동안 현금 수입은 14조5000억원 부족할 것으로 전망됐다.

감사원은 일부 사업의 경우 유동성 위기나 사업 중단 등의 이유로 정상 추진이 불투명하고 결국 재무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분석 결과를 반영할 경우 2019년 석유공사의 부채비율은 278％에서 320％, 가스공사는 244％에서 277％, 광물자원공사는 134％에서 692％로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양적 확대에만 치중한 공기업=감사원은 해당 공사들이 자원 확보를 목표로 사업을 시작했으나 현실적 어려움에 부딪히자 단순 지분 투자 등 양적 확대에 치중했다고 지적했다.

석유공사의 경우 규모는 4배 이상 확대됐지만 생산량 유지를 위한 장기 전략이 없어 규모 유지가 어려울 것이라고 감사원은 설명했다. 또 광물공사의 경우 총 37개 사업 가운데 멕시코 볼레오 동광산을 제외한 36개 사업이 지분 등을 확보하는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의 감사 결과 사업 과정에서 담당 부서가 사업의 위험 요인을 축소ㆍ은폐하는 등 사업타당성을 왜곡했으며, 내부통제 장치도 작동하지 않은 것은 사실도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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