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문화
모나코…1인당GDP 16만弗 초부국…귀족의 휴양지 ‘카지노왕국’
뉴스종합| 2015-07-16 11:38
모나코 공실 718년 깊은역사 자랑…그레이스켈리 공비되며 세계 이목
佛에 영토 넘기고 카지노로 번창…납세 의무도 없애 ‘검은 돈의 천국’
알베르2세공 순자산 세계왕족 7위


“올해로 718년이다. 다음 세대가 자라는 것을 보는 건 놀라운 일이다”

즉위 10년을 맞은 알베르 2세(57) 모나코 대공(大公)이 최근 미국 피플지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소감이다.

718년이란 다름 아닌, 모나코 공실 즉 그리말디 가문의 역사를 가리킨다. 1297년부터 모나코 지역을 통치한 그리말디가(家)는 이탈리아 제노바의 명문으로, 유럽 왕가에서도 손꼽히는 역사를 자랑한다.

지난 5월 모나코 왕실 쌍둥이 공주와 왕자의 세례식. [사진 =익스프레스]

남유럽 끄트머리에 있는 모나코는 면적 2㎢에 인구는 채 4만명도 안된다. 세계에서 바티칸 다음으로 작은 나라다. 그런데도 1인당 국내총생산(GDP)가 16만 달러를 넘고, 1인당 국민소득이 17만달러에 이르는 초부국이다. 모나코가 부자 나라로 성장한 데는 현실정치에 능하고 비즈니스 감각이 탁월했던 군주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카지노 왕국을 건립한 ‘기업가’ 샤를 3세(1856~1889년) =모나코는 1701년에 영토문제로 군 보유를 포기하고, 국방권을 프랑스에 넘겼다. 이후 1848년 2월 혁명 이후에는 모나코의 도시 망통ㆍ로크브륀이 반란을 일으켰다. 당시 통치자인 샤를 3세는 두 반란 도시를 프랑스에 넘기고 현재의 작은 영토 만 남겼다.

그런데 버리면서 시작된 경제에 대한 고민이 최고의 선택으로 이어진다.

적십자 자선의 밤 행사에서 캐롤라인 공주(왼쪽부터), 알베르 2세 대공 부부, 스테파니 공주. [사진=zimbio.com]

모나코가 면적은 작았지만 탁 트인 지중해의 풍광과, 연중 온화한 기후로 유럽 귀족들에게는 매혹적인 곳이었다. 고민의 답은 카지노와 위락시설 건설이었다. 몬테카를로 카지노가 1863년에 개장해 대성공을 거뒀다. 현재 모나코 왕실 재정 수입은 대부분 이 카지노에서 나온다. 카지노 주변에 즐비한 슈퍼 럭셔리카들은 모나코 공실로의 현금행렬이다. 포브스 산정 2011년 기준 알베르 2세 공의 순자산은 25억달러로 세계 왕족 중 7위다.

▶헌법 제정, 납세의무 폐지한 알베르 1세(1889~1922년) =모나코 관광 필수 코스인 해양박물관 앞에는 건립자 알베르 1세의 동상이 있다. 그는 헌법을 제정하고, 공위를 보좌하는 의회를 창설했다. 국민의 납세 의무도 없앴다. 모나코가 납세자의 천국이 되면서 프랑스의 검은 돈 뿐 아니라 세계 부자들의 투자금이 모나코로 흘러들었다. 지금도 유명한 모나코 왕실 소년합창단, 모나코왕립발레단이 이때 창단됐다. 두 단체는 공실의 후원으로 전세계 돌며 모나코의 문화 위상을 널리 알리고 있다.

하지만 알베르1세는 1918년에 공위 계승자가 없을 경우 모나코는 프랑스에 합병된다는 조약을 체결하는 오점을 남겼다.

▶미디어 정치에 능했던 레니에 3세(1949~2005년) =알베르 1세를 이은 루이2세는 프랑스 배우 지르레느 도만제와 결혼했지만 후손이 없었다. 루이2세가 프랑스 군 복무 시절 프랑스령 알제리에서 낳은 사생아 샤를로트 공녀가 추정 상속인이 됐다. 샤를로트가 프랑스 귀족 피에르 드 폴리냑과의 사이에서 낳은 레니에 3세가 훗날 대공으로 즉위했다. 피에르 드 폴리냑은 프랑스 혁명군에 의해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 마리 앙트와네트 왕비의 최측근 폴리냑 공작부인 아들 쥘의 후손이다. 그리말디가는 루이 2세 이후 남계가 끊겼다. 레니에 3세 이후 세대는 폴리냑 공작부인의 후손들이라 할 수 있다.

레니에 3세는 헐리우드 배우 그레이스 켈리와 세기의 결혼식을 치렀다. 세상에는 핑크빛 로맨스로만 알려져 있지만 프랑스의 내정간섭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당대 최고배우를 선택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이 결혼으로 미국 등 유럽 밖에서 거의 무명에 가까웠던 모나코 공실은 프랑스가 함부로 손델 수 없는 위치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다. 그레이스 공비가 자동차 사고로 숨지는 비극으로 신비감까지 더해져 모나코 궁은 수많은 관광객을 끌어모았다.

▶숱한 염문설 뿌린 그레이스 켈리의 자녀들 =그레이스 공비의 세자녀 캐롤라인(58) 공주, 알베르 2세, 스테파니(50) 공주는 모두 적잖은 말썽을 부렸다. 공비의 사고 당시 차량에 동승했던 막내 스테파니 공주는 17세 때의 사고 충격 때문인지 정서 불안에 시달렸고, 마약에도 손댔다. 궁 내 정원사, 풀장 관리사, 바텐더, 서커스 단원 등과 염문을 뿌렸다. 큰 딸 캐롤라인 공주도 여러 남자들과 어울렸다. 캐롤라인은 두번째 남편인 스테파노 카시라기와의 사이에서, 안드레아(31), 피에르(28) 왕자와 샬롯(29) 공주 등 세자녀를 뒀다. 셋 모두 켈리의 외손자 답게 출중한 미모를 자랑한다. 어머니를 사고로 잃은 캐롤라인은 얄궂게도 남편 스테파노 조차 보트 전복 사고로 떠나보냈다.

알베르2세는 53세까지 독신 생활을 즐기다 2011년에 20살 연하의 남아프리카공화국 수영선수 샬린 위트스톡(37)과 결혼했다. 지난해에 이란성 쌍둥이 가브리엘라 테레즈 마리 공주와 자크 오노르 레니 왕자의 아빠가 됐다. 알베르2세게는 토고 출신 항공기 여승무원과의 사이에서 낳은 혼외자식도 둘이 있지만 공위계승권이 없다.

지난 13일 밤 모나코 궁에선 7000~80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알베르 2세 대공 즉위 10주년 축하 행사가 열렸다. 영국 가수 로비 윌리엄스의 초청 공연, 야외 칵테일 파티가 곁들여졌다. 발코니에서 국민들을 향해 손을 흔드는 격식은 없었다. 대신 알베르 2세 대공 부부는 청바지 차림으로 콘서트 무대에 올라 마이크를 잡았다.

알베르 2세 공은 피플지와의 인터뷰에서 재위 10년간 가장 행복했던 순간으로 “샬린과 결혼한 것, 그 다음이 쌍둥이를 낳은 것이다”며 개인적인 행복을 먼저 꺼냈다. 이어 “모나코 국민들을 만나는 것과 적십자 활동 등 자선목적 여행이며, 그리고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우리의 도움으로 변화한 마을과 아이들을 보는 것이 행복”이라고 답했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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