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정치
美의회, 이란 핵협상안 검토...세기의 로비戰 막올랐다.
뉴스종합| 2015-07-20 09:40
[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역사적인 이란 핵협상 합의안의 미국 의회 처리를 둘러싸고 세기의 로비전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미국 의회가 20일(현지시간)부터 60일간 이란 핵 합의문에 대한 검토에 돌입하면서 이를 관철시키기 위한 행정부와 이를 저지하기 위한 공화당과 이스라엘 및 중동 수니파 국가들의 영향력 대결이 시작됐다.

존 케리 미 국무 장관은 각종 방송에 출연하며 이란 핵 합의문의 당위성을 설파하고 있다. 그는 19일CNN의 ‘스테이트 오브 유니언’에 출연해 “의회가 부결하면, 우리는 사찰도, 제재도, 협상능력도 갖지 못하게 된다”고 압박했다. 케리 장관은 이 날 CBS ‘페이스 더 네이션’에도 출연, “의회가 부결하면, 이란은 다시 농축우라늄을 재개하게 돼언젠가 전쟁을 맞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애쉬턴 카터 국방장관은 19일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등 이란 핵협상에 반대하는 중동 국가 순방길에 올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이례적으로 앤드루스 공군기지 골프장에서 민주당 하원 의원들과 골프를 쳤다. 민주당 내에서도 이란 핵협상에 반대하는 의원들이 적지 않은 점에 미뤄, 집안 단속 차원으로 해석된다.

‘전미이란계미국인협의회’(NIAC)는 지난주 뉴욕타임스에 전면광고를 내고 “전쟁 대신 평화를 원하는 수천만 미국인들의 목소리를 사장시킬 수는 없다”며 의회를 압박했다. 이밖에도 ‘전쟁 없는 승리’(Win Without War)를 비롯한 미국 내 10여 개의 진보단체는 온라인에서 이란 핵합의 지지 청원 운동을 벌이고 있다.

핵협상안 반대편의 로비도 대대적이다.

미국 주재 론 더머 이스라엘 대사는 지난주부터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들을 접촉하며 이스라엘 정부 입장을 대변해 이번 핵합의가 ‘역사적 실수’임을 알리고 있다.

정치권에서 유명한 로비단체인 ‘미국ㆍ이스라엘 공공정책위원회’(AIPAC)는 최근 ‘핵없는 이란을 위한 시민들’(CNFI)을 결성하고, 이란 핵합의의 문제점을 비판하는 광고를 TV와 인터넷에 내보내기 시작했다.

사우디 등 엄청난 오일머니를 보유한 수니파 국가들도 이번 협상안에 비판적이어서 어떤 경로로든 부결을 위해 힘을 보탤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현재 미국 상ㆍ하원 모두에서 공화당이 과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의회가 부결시키면 거부권을 행사할 방침이다. 거부권을 꺾으려면 상ㆍ하원 재표결 시 3분의 2 이상이 반대해야 한다. 민주당 내 일부 의원들도 협상안에 반대입장으로 알려져, 결국 재표결 시 민주당 내 ‘반란표(?)’ 정도가 합의안의 운명을 좌우할 전망이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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