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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외식업에 종사하는 이들은 그들이 만드는 음식에 꽤 많은 조미료가 들어간다는 걸 알고 있을 것이다. 간이 맞지 않는 음식이 대중적으로 성공할 수는 없다. 그러니 백종원이 조미료를 넣어 간을 맞추는 건 그에게는 상식일 수 있다. 많은 이들은 유명한 식당의 음식이 그저 손맛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믿고 싶겠지만 사실 거기에도 상당한 조미료가 들어간다. 그런데 흥미로운 건 백종원이 조미료를 팍팍 치는 모습을 대중들이 불편하게 여기기는커녕 오히려 반색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모두가 그런 반응을 보이는 건 아니지만 많은 이들은 백종원의 그런 모습에 통쾌함마저 느낀다고 한다. 왜 이런 반응이 일어났을까.
물론 건강을 걱정해 조미료 대신 천연재료들을 넣어 요리를 하는 건 더 바람직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모든 서민들이 그 비싼 천연재료들을 어떻게 구입할 것이며 또 그걸로 조리할 만큼의 시간적 여유가 얼마나 있을 것인가. 그러니 한편으로는 조미료를 쓰면서 죄의식을 느껴왔던 것이다. 백종원에게 서민들이 반색한 건 그 죄를 과감하게 ‘사해줬다’는 점이다. 그는 꽁치가 없으면 꽁치 통조림으로, 그럴싸한 ‘일본풍 꽁치 조림’을 만들어먹을 수 있는 레시피를 알려준다. 카레 같은 누구나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서민음식도 좀 더 폼 나게 먹을 수 있는 법을 알려 준다.
사실 먹는 문제만큼 민감한 정치적 사안이 있을까. 그 많은 역사 속 민란들이 벌어진 건 결국 이 먹는 문제가 그 뇌관을 건드렸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호의호식할 때 누군가는 끼니 걱정을 해야 한다면 그 상대적 박탈감은 얼마나 클 것인가. 지금의 대중들에게 ‘장바구니 물가’가 그 어떤 사안보다 뜨거운 감자가 되는 건 그래서다. 백종원 쿡방의 열풍은 단지 그의 요리나 방송 실력에서만 비롯되는 건 아니다. 그는 지금 장바구니 물가에 시름하는 서민들의 정서를 그 특유의 구수한 사투리로 툭툭 건드리고 있다. 그의 쿡방 열풍의 이면에서 발견되는 건 장보기가 무섭지만 그래도 끼니를 챙겨먹어야 하는 서민들의 살림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