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진취적’·LG는 ‘안정적’으로 평가
포스코·한화는 중화학 느낌 먼저 떠올라
‘사회적 논란’ 롯데·한진 상대적 박한 점수
2015년도 하반기 채용 시즌을 맞아 펼쳐진 ‘대한민국 10대 그룹사 이미지 면접’ 현장.
헤럴드경제와 취업포털 사람인이 주최한 이번 면접에 심사관으로 참가한 20~30대 취업준비생 1047명은 매출 및 영업이익, 연구ㆍ개발 실적 등 기업들이 그동안 펼쳐 온 내ㆍ내외적 경영 성적, 기업의 사회적 활동(CSR), 각종 논란 등 각자가 알고 있는 정보들을 종합해 10대 그룹사의 이미지에 대한 평가를 풀어 놓았다.
지난 2012년 설립된 미국의 글래스도어에 이어 최근 국내에서도 팀블라인드, 잡플래닛과 같은 기업평판조회 사이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등 원서를 넣기 전에 기업의 평판이나 이미지를 따져보려는 취준생이 많아지는 만큼 이번 조사에 대한 취준생 심사위원들의 열기 또한 대단했다.
▶“재계 BIG4…자네 글로벌 성적이 우수했군”=우선, 취준생 면접관들은 재계 상위 4개 그룹사(순서대로)인 삼성그룹, 현대자동차그룹, SK그룹, LG그룹의 ‘글로벌한’ 모습에 공통적으로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ㆍTVㆍ스마트폰 등 세계 1위 기술 및 제품을 보유한 전자 계열사가 있는 삼성그룹과 LG그룹의 경우 취준생 면접관들은 이들 그룹사를 대표하는 이미지 1위로 ‘글로벌한(삼성 49.9%, LG 23.5%)’을 꼽는데 주저함이 없었다. 또, 지난해 글로벌 자동차 생산량 800만대를 돌파한 현대차그룹 및 자원ㆍ에너지 관련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는 SK그룹에 대해서는 각각 ‘글로벌한’ 이미지를 3위(현대차 25.7%, SK 22.9%)로 꼽았다.
반면, 각 기업을 대표하는 이미지 3개를 통해 드러난 취준생 면접관들의 ‘빅 4’에 대한 평가는 각 그룹별로 매우 상이하게 나타났다.
우선, 취준생 면접관들은 삼성그룹의 경우 재계 1위라는 위치에 걸맞게 ‘글로벌(49.9%)’하면서도 대내외 시장 상황 판단이 ‘냉정(37.2%)’하고, 이에 맞춰 빠르게 ‘혁신(34.3%)’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재계 2위 현대차그룹은 끈끈한 연대의식을 통해 ‘조직중심적(30.6%)’으로 일사분란하게 목표 달성을 향해 나아가고, 오랜 기업 ‘전통(30%)’을 바탕으로 ‘글로벌(25.7%)’ 시장에 적극적으로 도전한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줬다.
SK그룹에 대해서는 기존 시장을 넘어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혁신적(29.5%)’, ‘진취적(29.7%)’으로 도전하며, ‘글로벌(25.7%)’ 시장 진출에 적극적이란 점을, LG그룹은 적극적인 ‘글로벌(23.5%)’ 시장 개척 속에서도 내부 구성원의 인화를 중시해 ‘안정적(22.6%)’이면서도 기업의 ‘전통(22.2%)’을 지켜나가려는 노력이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범 현대ㆍLG家…“피는 물보다 진하더군요”=과거 한 뿌리였던 그룹사들에 대한 취준생 면접관들의 평가는 유사한 면을 나타내는 것으로 조사됐다.
범 현대가(家)에 속하는 현대중공업그룹(재계 7위)에 대한 이미지는 오랜 기업의 ‘전통(33.8%)’을 바탕으로 ‘조직중심적(28.5%)’으로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것으로 평가되면서 형님격인 현대차그룹과 유사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범 LG가(家)의 GS그룹은 구성원간의 화합을 통한 ‘안정성(25.5%)’을 강조하면서도 ‘혁신적(21.4%)’인 사업 분야에 적극 나서는 것으로 나타나며 옛 동업자 LG그룹의 이미지와 겹치는 부분이 상당부분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철강ㆍ화학 전문 그룹인 포스코그룹(재계 6위)과 한화그룹(재계 9위)은 과거 한국의 경제 성장을 이끌어왔던 중화학 공업이란 안정적인 수익원을 각각 보유한 만큼 취준생 면접관으로 부터 ‘전통적’이고 ‘안정적’인 부분이 높게 평가받았다.
▶잊지 못하는 과거…“반성문 제출이 먼저”=하지만, 취준생 면접관들은 최근 사회적인 논란이 일었던 그룹사들에 대해서는 박한 평가를 내린 것 역시 특징적이었다. 수개월전 일어난 일이었지만 사회적인 논란이 강렬했던 만큼 쉽게 잊지 못했던 것.
우선, 최근 ‘제2롯데월드’와 관련된 각종 안전 문제로 신뢰성에 상처를 받은 재계 5위 롯데그룹에 대해 가장 많이 응답한 이미지 3개는 ‘정체된(25.4%)’, ‘조직중심적인(24.4%)’, ‘고리타분한(24.2%)’이란 평가였다.
또, ‘땅콩 회항’ 등으로 인해 갑질 논란이 일었던 재계 10위 한진그룹은 ‘조직의 논리(31.9%)’가 무엇보다 우선되며 사내 문화가 ‘정체(27.5%)’되어 있으며 불안하다(27.1%)는 의견이 지배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취준생 면접관들이 각 그룹사에 대해 위와 같은 이미지를 갖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끼친 매체는 ‘TV, 신문, 라디오 등 매스컴’이 63.7%로 절대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지인 또는 SNS 등 입소문’이라는 답변이 14.6%의 수치를 보였다.
반면, 최근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던 온라인 및 모바일의 영향력은 크지 않은 것으로 조사되어 눈길을 끌었다. ‘포털, 유투브 등 온라인’이란 대답이 11.1%로 3위, ‘취업포털’과 ‘기업 블로그 등 사내 미디어’가 각각 4.9%, 2.9%로 낮은 영향을 미쳤다.
신동윤 기자/realbighea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