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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찾기 무서운 결혼이주여성의 입과 귀가 될래요”
라이프| 2015-07-27 17:11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출산 전후 돌봄을 위한 의료통역사 양성 프로그램 실시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베트남에서 시집 온 이주여성들이 저와 같은 어려움을 겪지 않고 병원진료를 볼 수 있게 돕고 싶어요.”

결혼 9년차인 베트남 출신의 웅티후잉레(31) 씨는 임신하고 출산까지의 과정이 너무 무서웠다.

그는 “처음 한국에 왔을 때 한국말을 모르는 상황에서 첫째 아이를 가졌다”며 “병원에 진료를 받으러 가면 말이 통하지 않아서 궁금한 점을 물어볼 수도 없었고, 의사 선생님이나 간호사분들이 말씀하시는 내용을 알아들을 수가 없어서 불안하고 무서웠던 기억이 생생하다”고 했다.

[사진제공=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지난 24일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산부인과 외래 회의실. 웅티후잉레 씨를 포함해 10명이 강의에 열중하고 있었다. 이들은 중국어, 베트남어, 몽골어권 국가의 결혼이주여성들로 한국어가 가능하고 출산경험이 있다. 또 임신부터 출산까지 한국에서 병원을 이용하는데 언어로 인한 어려움을 겪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한림대학교성심병원(병원장 이열)은 결혼이주여성이 임신부터 출산 이후까지 병원을 이용하는데 있어 언어로 인한 어려움이 없도록 의사소통에 도움을 주는 의료통역사를 양성하기 위해 22일부터 24일까지 ‘출산 전후 돌봄을 위한 의료통역사(벤토, Vento) 양성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이번 의료통역사 양성 프로그램 과정에 참여한 결혼이주여성은 중국 5명, 베트남 4명, 몽골 1명 등 총 10명이다.

결혼이주여성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이들을 대상으로 병원에 대한 이해와 병원 이용실습, 진료과 소개, 의무기록과 의학용어, 임신 및 출산 여성의 심리적ㆍ정서적 특성, 신생아 관리, 임신주기별 변화와 주의사항, 한국에 흔한 질병, 벤토의 역할과 소양에 관한 교육이 진행됐다.

이 프로그램을 수료한 벤토들은 병원을 찾는 출산 전후 결혼이주여성의 진료 동행통역과 각종 강좌 및 교육 통역, 예방접종 및 검진 시 통역을 지원하게 된다.

이열 병원장은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운은 전국에서 다문화가정 환자분들이 가장 많이 찾는 병원인데 통역지원 인력 부족으로 의사소통에 불편함이 있었다”며 “서울시와 함께 이번 봉사활동 프로그램을 시작하게 됐고, 앞으로 다문화가정 환자분들이 병원을 좀 더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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