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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은범·정대현, 얼마만이냐
엔터테인먼트| 2015-07-29 11:01
한화 송, 443일만의 선발승…롯데 정, 294일만에 등판 호투


홀연히 나타나 종가집 화롯불처럼 꺼질줄 모르던 롯데 불펜의 불쇼를 드디어 잠재웠다. 또 한명은 ‘먹튀’라는 오명을 과연 떨칠수 있을까 우려했던 전반기와는 확 달라졌다.

롯데 불펜의 기둥 정대현과 한화 선발투수 송은범. 28일 열린 프로야구 5경기 중 조용히 눈길을 끌었던 두명의 투수다.

지난해 10월 이후 무려 294일만에 롯데 마운드에 올라선 정대현. 3-0으로 앞선 7회초 무사 1루. 롯데의 불펜이라면 언제 뒤집혀도 이상하지않은 점수차였다. 하지만 담담한 표정, 최고구속 130㎞ 남짓한 직구만으로 올림픽을 평정했던 정대현이었다. 삼진-포수파울플라이-삼진. 만신창이 롯데 마운드에 조용히 구원의 빛을 던져주고 조용히 물러났다. 주전들의 부상, 간담을 서늘케하는 방화불펜, 선수기용 논란, 구단과의 잡음이 끊이지 않던 롯데가 희망을 품게 해준 정대현의 복귀였다.

한화에 송은범의 부활도 그렇다.

KIA에서 만신창이가 된 송은범은 김성근 감독의 부름을 받고 이글스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기대에 부응할 가능성이 보이지 않았다. 선발과 불펜, 1군과 2군을 오르내렸지만 ‘SK의 송은범’으로 돌아올 것 같지 않았다. 그러던 송은범을 김성근 감독이 28일 선발로 내세웠다. 상대는 ‘FA대박’ 후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는 두산의 장원준이었다. 팬이나 전문가 모두 장원준의 승리를 점치는 것이 당연해 보였다.

하지만 송은범과 한화는 달랐다. 투쟁심이 사라진 듯 보였던 송은범은 타자 좌우를 번갈아 직구와 변화구로 공략했고 이는 두산의 강타선을 괴롭혔다. 그 사이 한화의 타자들은 장원준을 난타하고 있었다. 결국 송은범은 5이닝 7안타 2실점으로 호투해 10-2 승리를 이끌며 한화이적 후 첫 선발승을 따냈다. 지난해 5월 한화전 승리 이후 무려 443일만의 선발승이었다.

유먼의 퇴출, 안영명의 부상으로 선발진이 붕괴되고 있던 한화에 송은범의 호투는 ‘가뭄끝에 단비’가 아닐 수 없다.

5위 도전이 난망해 보이던 롯데, 더 치고 올라가려던 한화에 정대현과 송은범의 가세는 천군만마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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