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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랩]커리어 그랜드슬램 위업…박인비, 꿈같이 ‘꿈’을 이루다... 세계 여자골프 통산 7번째-亞 최초…브리티시오픈서 2전3기 끝 우승 키스…女帝의 다음 목표는?
엔터테인먼트| 2015-08-03 11:25
“재작년과 작년에 도전하면서 배운 게 있어요. 올해는 조금 더 영리하게, 많이 배운 만큼 조금 더 현명하게,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을 것 같아요.” ▶관련기사 26면

완벽하게 보였던 박인비(27·KB금융)에게 두번이나 좌절을 안긴 무대가 있었다. 바로 메이저대회인 리코 브리티시오픈이다. 2013년 대회 땐 메이저 3연승의 ‘골프여제’가 맞나 싶을 정도로 참담한 성적표를 받았고, 작년 대회에선 다잡은 우승을 놓쳤다. 한이 맺혔다. 8월 에비앙챔피언십서 우승해도 커리어 그랜드슬램(평생 은퇴 전 4대 메이저대회를 우승하는 것)은 달성할 수 있지만, 박인비의 목표는 오로지 브리티시오픈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그의 말대로 꿈을 꾸듯, 꿈을 이뤘다.

박인비가 세계 여자골프 통산 7번째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위업을 달성했다. 한국은 물론 남녀 통틀어 아시아에서도 최초다.

박인비는 3일(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의 트럼프 턴베리 리조트 에일사 코스(파72·6410야드)에서 열린 리코 브리티시여자오픈 4라운드에서 7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를 기록,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LPGA 투어 메이저 7승째이며 통산 15승이다. 여자골프에서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한 선수는 루이스 서그스, 미키 라이트, 팻 브래들리, 줄리 잉스터, 카리 웹, 안니카 소렌스탐 등 6명 뿐이었다. 박인비는 2003년 소렌스탐 이후 12년만에 그랜드슬램의 주인공이 됐다.

박인비는 2008년 US오픈에서 우승한 후 5년간 긴 슬럼프에 빠져 있다가 2013년 세계 골프사에 남을 맹활약을 펼쳤다. 63년 만에 시즌 개막 후 메이저대회 3연승을 했다. 브리티시오픈까지 석권하면 캘린더 그랜드슬램을 달성할 수 있었다. 하지만 박인비는 공동 42위로 무너졌고 지난해 이 대회선 3라운드까지 단독선두를 달렸지만 결국 4위에 그쳤다.

박인비는 “올해 세워 놓은 목표를 꿈같이 이루게 돼 너무나 기쁘다. 몇 번 실패하면서 ‘커리어 그랜드슬램이라는 게 과연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긴 한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고 웃으며 “커리어 그랜드슬램 외엔 다른 목표를 세우지 않아서 아직은 어떤 목표를 다시 정해야 할 지 모르겠다. 하지만 레전드급 선수들을 보면서 큰 목표를 세워 보겠다”고 했다. 세계 골프사를 새롭게 쓴 ‘여제’의 꿈은 그렇게 또 한 뼘 성장했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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