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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희의 이 장면&이 대사] ‘미세스캅’, 김희애의 65분간의 원맨쇼
엔터테인먼트| 2015-08-04 07:35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엄마였고 형사였다. 눈물은 물론이거니와 액션도 가능했다. 65분은 배우 김희애의 원맨쇼였다. SBS 새 월화드라마 ‘미세스 캅’(극본 황주하, 연출 유인식, 제작 소금빛미디어)이 지난 3일 첫 방송, 김희애의 존재감으로 꽉 채웠다.

김희애가 이 드라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히 높다. 일단 우아함은 버렸다. 브라운관 안에서 늘 기품 있는 여배우였던 김희애는 아줌마 형사의 옷을 입고 드라마 안을 분주하게 돌아다녔다. 김희애가 맡은 역할은 최영진이다.

최영진은 검거한 연쇄살인범이 진범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리고 재수사를 요구했지만, 한 발 빠르게 범인 검거 발표를 한 수사과장 염상민(이기영 분)에게 선수를 빼앗겼다. 

아줌마 근성은 포기를 몰랐다.영진은 재덕(허정도 분), 세원(이기광 분), 진수(양현민 분) 등 팀원들과 진범 남상혁을 찾았지만 검거에는 실패했고, 설상가상 재덕이 치명적인 총상을 입게 돼 팀장으로서 책임을 묻게 됐다.

형사로서는 책임감 넘치는 프로였지만, 엄마로 돌아갈 땐 일과 가정의 균형을 맞추지 못한 워킹맘의 고단함이 묻어났다. 모든 워킹맘의 비애가 김희애를 통해 묻어났다. 딸을 사랑하지만 매일을 함께 해줄 수 없는 바쁜 엄마였고, 어린 딸을 엄마를 보기 위해 못된 짓을 하게 된다. 엄마가 보고 싶어 그랬다는 딸의 고백 앞에 말문을 잃은 듯 애끓는 눈물을 흘리는 김희애의 모습은 60분 안에서도 폭 넓은 연기를 오갔던 배우 김희애의 존재가치를 입증한 순간이었다. 

김희애는 앞서 진행된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목표는 가늘고 길게 가는 거다. 80세까지 작은 역할이라도 불러만 준다면 달려간다”고 했다. 우아함은 사라지고 화장기를 덜어낸 김희애가 보여준 새로운 모습은 ”누군가에게 남편을 빼앗기거나 아이를 잃어버리는 엄마 역“ 밖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40대 여배우에게도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희애의 맹활약이 돋보인 ‘미세스캅’은 8.4%의 전국 시청률로 출발, 동시간대 2위로 안방에 진입했다. MBC ‘화정’(9.1%)과는 고작 0.7% 포인트 차이였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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