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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고교 女교사 “성범죄가 문화가 돼 버렸다…아이들이 익숙해져” 소름
뉴스종합| 2015-08-05 15:19
[헤럴드경제]서울의 한 공립고등학교에서 자행된 교사들의 상습 성추행이 파장을 일으킨 가운데 피해 여교사가 “성범죄가 점점 문화가 되어갔다”고 증언해 또한번 공분을 부르고 있다.

이 학교의 교사 A씨는 5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와 전화 인터뷰에서 “지난 1년 반을 돌이켜 보면 성추행 소문이 소문을 낳는 그런 상황이었다. 그게 나중에는 마치 학교의 하나의 문화처럼 자리잡았다. 교사도 마찬가지고 학생도 똑같이 느끼고 있었다. 그렇게 성범죄가 문화로 자리잡았다는 게 지금 돌아보면 너무 소름끼치는 부분이다”고 했다. 
사진=게티이미지

A씨는 “처음에는 (가해 교사의 성희롱 발언을) 엄청나게 충격적이라고 받아들인 학생들이 한 학기 내내 성희롱 발언을 들으면서 그런 분위기에 익숙해졌다. 아이들이 옳고 그름의 판단이 흐려졌다. 정말 제일 안 좋은 것은 그런 것들이 일상으로 내면화되는 분위기가 있었다. 지금 이걸 어떻게 치료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안타까워 했다.

A씨는 “경찰 수사가 반드시 피해자 위주로 진행됐으면 한다. 학생도 그렇고 교사도 그렇고 경찰이라고 하면 모두 두렵다. 경찰에게 혹시 말했다가 내가 불이익을 당하거나, 내 신분이 노출되거나 아니면 내가 당한 피해 내용이 세상에 알려지는 건 아닌가 걱정을 하고 있다”며 경찰 수사 시 피해자에 대한 각별한 배려를 당부했다.

한편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조만간 피해자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5일 경찰에 따르면 이번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넘겨받은 피해자 설문 결과 등 감사 자료 분석을 대부분 마무리하고 피해 여학생과 여교사들에 대한 조사를 준비하고 있다.

시교육청은 이 학교의 연쇄 성추행·희롱 의혹이 불거지자 지난달 14일 감사에 나서 교장을 포함한 교사 4명을 직위해제하고 경찰에 고발했다.

경찰은 피해자 조사에서 교장 등 교사 4명이 여교사와 학생들을 추행했는지, 교장이 교내에서 추행·희롱 문제가 불거졌음을 알고도 교육청에 보고할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는지 등에 관한 사실관계를 재차 확인할 계획이다.

교육청 감사에서 파악된 추행 피해자는 여학생 최소 20명, 여교사 최소 8명이다. 추행과 별도로 가해 교사들로부터 평소 수시로 언어적 성희롱을 당했다는 피해 학생은 100명이 훨씬 넘는 것으로 추정됐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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