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롯데, 일본 계열사에 3년간 1400억원 배당
뉴스종합| 2015-08-05 17:03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일본 롯데그룹 계열사들이 지난 3년간 한국 롯데 계열사들로부터 1400억원의 배당금을 가져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롯데 계열사들의 오랜 역사를 고려해 보면 상당한 규모의 배당금이 일본으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추정되지만, 다른 재벌 기업들 역시 외국인 주주들이 지분을 바탕으로 배당금을 챙겨가고 있는 점에 비춰보면 ‘국부 유출’이라는 표현은 지나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5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일본롯데홀딩스 등 16개 일본 롯데그룹 계열사들이 지난 3년(2012~2014년) 간 한국 내 법인에서 받은 배당금은 총 1397억8700만원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12년 421억2200만원, 2013년 411억9200만원, 2014년 564억7400만원이다.

특히 일본 측 지분이 99.28%인 호텔롯데가 3년간 지급한 배당금은 전체의 절반을 넘는 762억750만원에 달했다.

한ㆍ일 롯데그룹의 지주회사격인 일본롯데홀딩스는 3년간 310억1900만원을 배당받아 가장 많은 배당금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롯데홀딩스는 지분을 보유 중인 롯데케미칼(9.30%), 호텔롯데(19.07%), 부산롯데호텔(46.62%) 등으로부터 배당금을 받았다.

또 일본 롯데는 BNK금융지주(2.01%)와 부산은행(2.01%) 지분을 바탕으로 3년간 189억800만원의 배당금을 수령했다.

한ㆍ일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포장지회사 광윤사(光潤社)는 부산롯데호텔(6.83%), 호텔롯데(5.45%), 롯데캐피탈(1.92%), 부산은행(0.87%), BNK금융지주(0.87%) 등으로부터 132억8400만원을 배당받았다.

일본 잡지 발행사인 패미리도 부산은행(1.18%)과 BNK금융지주(1.18%) 등을 통해 127억1000만원을 배당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그룹의 핵심 지분을 사실상 나눠 보유하고 있지만, 지분 구도 등은 베일에 싸인 12개의 ‘L투자회사’는 각각 25억5000만원~120억원을 배당받아 총 638억6600만원을 가져갔다.

이에 롯데 측은 “(롯데의) 95%의 매출이 우리나라(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다. 매출의 상당 부분은 한국 내에서 재투자된다”는 입장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한국 롯데그룹의 한해 매출 84조원, 전체 배당액 3천억억원을 감안할 때 일본 롯데 관계사 배당은 작은 규모”라며 “한국 롯데그룹의 이익은 대부분 한국 주주들에게 돌아간다”고 말했다.

롯데의 일본 계열사가 가져가는 배당금이 문제되는 이유는,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롯데는 일본 기업’이라는 여론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롯데가 일본에서 사업을 먼저 시작한 데다, 총수 일가가 일본 이름을 사용하고 한동안 일본 국적을 유지하며 병역까지 면제받은 점 때문에 종전에도 그러한 인식은 잠재돼 있었다. 그런 와중에 롯데가(家)의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일본어를 사용하는 모습이 언론에 노출되고, 어눌한 한국어 실력까지 보임으로써 여론은 극도로 악화됐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여론이 자유시장경제와는 배치되는 인식이라는 지적도 있다. 롯데뿐만 아니라 국내 재벌 기업 대부분이 외국인 지분율이 높아 배당금을 나눠주고 있는데다, 한국인들 역시 외국 기업에 투자함으로써 배당금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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