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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의 재구성] 고양이에게 생선맡긴 ‘간호사 지원금制’…과연 백병원 뿐일까?
뉴스종합| 2015-08-07 10:02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인제대학교에서 운영하는 서울 백병원이 병동 간호사 수를 부풀려 신고해 지원금을 부당으로 받은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로 병원장 등 전·현직 간부 6명이 경찰에 입건됐습니다.

대형 종합병원에서 간호관리료 지급 제도를 악용, 지원금을 가로챈 사실이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이 병원의 병원장, 간호부장, 전 총무이상 등 6명이 모두 불구속 입건됐습니다.

이번 사건에는 간호관리료 지급제의 맹점이 이용됐는데요, 국민건강관리공단은 분기마다 입원 병동이 있는 병원에 간호관리료를 지급하고 있습니다. 간호사들의 병동전담 기피 현상을 달래기 위해서입니다.

병원이 병상 수 대비 병동 전담 간호사 수를 건강보험심가평가원 포털사이트에 직접 입력하면 이를 토대로 평가원이 등급을 매기고, 공단은 분기마다 등급에 따른 간호관리료를 지급하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지원금 신청시 신고하는 간호인력 현황을 병원이 자체적으로 파악하도록 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겨왔던 셈이라고 할까요.

이 때문에 서울 백병원은 200명 수준인 병동 간호사 수를 220~230명 수준으로 허위 신고, 3등급을 2등급으로 올렸습니다.

이 병원은 이 수법으로 분기당 8000~9000만원씩 지원금을 더 받아내 왔습니다.

2010년 초부터 최근까지 이같은 수법을 일삼아 왔는데요 지난 4년3개월동안 총 16억원의 정부지원금을 추가로 더 받아 챙겼습니다.

하지만 병원장은 경찰 조사에서 이와 관련된 보고를 전혀 받지 못했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민건강관리공단 측은 일반 병원과 달리 대형병원은 규모가 너무 커 공단차원에서 인력 현황을 파악하고 검사하기가 사실상 어려웠다는 변명을 늘어놓고 있습니다. 대형병원일수록 더 촘촘한 감시망을 적용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경찰은 이번 사건이 제도의 맹점을 이용한 범행인 만큼 다른 대형병원에서도 유사 행각이 벌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하고 수사확대를 검토 중이란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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