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
[취재X파일]돌아온 유승민, 주목하는 ‘Mr 쓴소리’
뉴스종합| 2015-08-14 09:14
[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청와대 NSC(국가안전보장회의)는 뭐 하는 사람들이냐?”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이 오랜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보였습니다. 원내대표를 사퇴한 지 정확히 한 달 하고도 4일 만입니다. 정치인생을 걸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임을 천명한 헌법 1조 1항의 지엄한 가치를 지키고 싶었다”고 소회를 남기며 퇴장한 유 의원입니다. 당시 유 의원의 발언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오갔습니다. 언젠가 다시 ‘Mr 쓴소리’로 돌아온다는 여지도 남았습니다. 

<사진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그로부터 한달, 그리고 4일. 유 의원은 여전했습니다. 국방부, 그리고 청와대를 향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유 의원의 행보는 초미의 관심사였습니다. 이번 발언으로 또다시 유 의원은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유 의원의 행보, 말 한마디가 어떤 파급력이 있는지 보여주는 방증입니다.

지난 12일 유 의원은 국방위원회 현안보고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북한 지뢰도발 관련 보고입니다. 유 의원은 “혹독한 대가를 치르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는데 확성기 재개가 전부이냐”며 한민구 국방부 장관을 압박하기 시작했습니다.

한 장관도 대응에 나섰죠. 한 장관은 “추가 조치를 생각하고 있지만, 검토와 과정이 필요하다”고 반론했습니다. 이에 유 의원은 “혹독한 대가를 치르겠다고 하고선 확성기 방송을 재개한 것 외에 다른 방안은 전부 생각 중인 것이냐”며 “반드시 보복 응징하겠다고 이 자리에서 밝혀라”라고 몰아붙였습니다.

절정은 그 뒤에 나옵니다. 유 의원은 국방부뿐 아니라 청와대에도 날을 세웠습니다. 유 의원은 “지난 4일 아침에 사고가 났는데 정확히 48시간 이후에 합동 현장조사가 이뤄졌다”며 그 사이 북한 경원선 기공식에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하고, 이희호 여사가 평양을 가고, 통일부는 북한에 고위급 회담을 제안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4일에 국방부가 북한의 지뢰 도발 가능성을 파악했는데 통일부 장관은 그러고도 남북 고위급 회담을 제안한 것이냐”고 되물었죠. 한 장관은 별다른 답변을 잇지 못했습니다. 유 의원은 이를 두고 “정신 나간 일”이라며 정부 부처를 몰아세웠습니다.

청와대에도 비판을 이어갔죠. 유 의원은 “4일 날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알았다면 유관부서에 이를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지 생각해야지 청와대 NSC는 뭐 하는 사람들이냐”고 비판했습니다. 청와대의 콘트롤타워 기능이 유명무실했다는 비판입니다.

이후 국방위 현안보고는 청와대, 정부부처 간의 혼선을 두고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야당 의원을 중심으로 청와대에 보고된 시점, NSC의 조율 부재 등을 집중 추궁했습니다. 이후 청와대가 해명에 나서는 등 논란은 확산됐습니다.

그 파장은 멈추지 않습니다. 이정현 최고위원은 지난 1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치권이 견제하고 비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매사에 때가 있는 것으로, 격분된 발언으로 군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매도하고 의구심을 증폭하는 것은 군의 전력을 약화시킨다”며 “지금은 아군 진지에 혀로 쓰는 탄환인 ‘설탄’을 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특정인을 염두에 둔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누구 한 분을 얘기하는 게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야당을 겨냥한 발언이겠지만, 그 안에는 유 의원의 쓴소리도 포함될 것입니다.

또 이와 관련,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국회는 비판, 견제의 기능이다”며 “시기를 조절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을 수 있지만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지 못하면 국회의 기능이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청와대 비호에 나선 친박계와 온도 차가 느껴지는 발언입니다.

유 의원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유 의원의 거취를 두고 전망만 무성할 뿐 확정된 바는 없어 보입니다. 다만, 이번 발언, 그리고 그 파장을 감안할 때 긍정이든 부정이든 유 의원의 영향력은 다시금 확인됐습니다. 유 의원, 그가 다시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낼 때 그땐 어떤 쓴소리를 쏟아낼까요?


dlcw@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