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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이종걸’ 체제 100일…협의는 없고 서로 ‘마이웨이’
뉴스종합| 2015-08-17 10:17
-이종걸 지난 5월 취임 후 ’文-李’ 투톱 체제 100일 넘겨
-정책 현안은 물론 당내 문제까지 이견ㆍ갈등 잦아
-투톱 간 ‘이견’ 대여 협상엔 약점…與 공격 대상 되기도


[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이종걸’ 투톱체제가 지난 14일로 100일을 넘겼다. 그동안 두 사람은 당직 인선 등 당 내부 살림은 물론 정책 방향에서도 잦은 충돌을 보였다. 두 사람 간의 불협화음은 당론이 일치되지 않는다는 비판을 자초하며 여당의 공격 대상이 되기도 했다. 당 대표가 전면에 나서고 원내대표가 당 대표의 뜻을 기반으로 대여 협상에 집중하던 기존의 구도도 깨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文-李’ 주요 현안 마다 의견 불일치=이 원내대표는 지난 5월 취임한 이후 문 대표의 뜻에 왕왕 반기를 들었다. 정책 방향에서도 둘 간의 이견은 자주 노출됐다.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공무원연금개혁 협상 당시 새정치연합은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의 소득대체율을 50%까지 인상하는 것을 합의안에 명기하는 것을 내세웠는데 협상 중간에 원내대표 바톤을 이어받은 이 원내대표가 돌연 ’기초연금 강화가 담보된다면 50% 명기를 포기할 수 있다‘는 의견을 밝히면서 새정치연합은 발칵 뒤집혔다. 결국 문 대표가 직접 나서서 “이 원내대표의 개인 생각”이라고 논란을 일축했다.

지난 5일에는 문 대표가 최고위 회의에서 권역별비례대표제와 오픈프라이머리 빅딜을 제안하자 이 원내대표는 곧장 “그런 판단을 하기는 이른 시기”라며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의원정수 논란에서도 이 원내대표가 “390명까지 확대 할 수 있다”고 발언한데 대해 문 대표는 “지금은 의원정수를 논의할 때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당 내 현안에서는 갈등이 더욱 극명했다. 혁신위원장 인선을 두고도 문 대표가 추천한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이 원내대표가 앞장서서 반대 했고, 최재성 사무총장 인선 때는 ‘당무거부’라는 강수까지 뒀다. 정책위의장 자리를 두고도 두 대표는 신경전을 벌였고 결국 이 원내대표의 최측근인 최재천 의원이 선임됐다. 지난 2008년 2월18일 민주당과 대통합민주신당이 합당하면서 당헌 개정을 통해 정책위의장 인사권이 당 대표에게 주어진 후 6년 여 만에 사실상 원내대표-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가 된 셈이다.

▶친노-비노 견제에 실종된 협의= 불협화음의 원인으로는 두 대표가 서로 다른 계파에 뿌리를 두고 있는 점이 주로 지적된다. 비노(비노무현)계, 특히 김한길계로 분류되는 이 원내대표가 친노(친노무현)의 좌장 격인 문 대표를 견제하기 위해 비노측이 의견을 적극 수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친노 측에서는 “이 원내대표가 여당이 아니라 문 대표를 향해 총구를 겨눈다”는 볼멘 소리도 나온다.

문 대표도 비노계를 대변하는 이 원내대표를 껄끄러워하며 주요 현안에 대해 이 원내대표와 논의를 거치지 않고 당의 입장을 발표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비노계로 분류되는 지방의 한 3선 의원은 “최근 문 대표의 빅딜 제안도 이 원내대표가 그 자체를 반대했던 것이 아니라 자신과 논의도 없이 공개 석상에서 공식 제안을 한 데 대한 불만이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당내 권력의 무게 중심이 한쪽에 기울지 않기 위해 견제는 필요한 일이지만 ‘제1 야당’ 투톱의 잦은 의견 불일치는 정책 혼선으로 이어진다는 평가다.

익명을 요구한 당 내 한 재선 의원은 “당 내 권력 관계 때문에 대표 간 의견이 하나로 모이지 못해 여당에 책을 잡히는 것은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는 못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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