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기사
박 대통령 내달 中 전승절 행사 참석…열병식은 ‘苦心’
뉴스종합| 2015-08-20 10:37
-한중 정상 회담 개최…2~4일 중국 방문


[헤럴드경제=최상현ㆍ신대원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다음달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승리 및 세계 반파시스트 승리 70주년’(전승절) 행사에 참석한다.

하지만 전승절의 메인 행사로 천안문 광장에서 열리는 군사 행진인 열병식에 박 대통령이 참석할 지는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 20일 청와대는 밝혔다.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이날 “박 대통령이 다음달 3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초청으로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승리 70주년(전승절) 기념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다음달 2일부터 4일까지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박 대통령이 다음달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항일(抗日)전쟁 및 세계 반(反) 파시스트 전쟁승리 70주년(전승절) 기념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다음달 2일부터 4일까지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사진은 지난해 7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국빈 방한 때 공식 환영식 모습.

주 수석은 “박 대통령은 이어서 9월 3일 목요일 오후 상하이를 방문해 9월 4일 금요일 개최되는 상하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 재개관식에 참석할 예정으로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열병식 참석과 관련해 주 수석은 “열병식 관련 상세 사항은 제반 사항을 파악하면서 (박 대통령의 참석여부를) 검토 중”이라며 “적당한 때에 알려드리도록 노력하겠다. 현재는 정해진 게 없다”고 했다.

주 수석은 이어 “현재로서는 북한 인사의 참석 여부에 대해 특별한 움직임이 파악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또 아베 일본 총리의 참석 여부도 확정적으로 아는 게 없다“고 했다. 주 수석은 또 “(이번 박 대통령의 중국 방문에서) 한중 정상회담은 개최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박 대통령이 중국 전승절에 맞춰 방중하기로 한 것은 한중관계의 현주소를 반영한 선택이라는 분석이다.

이상숙 국립외교원 교수는 “한중관계가 과거 어느 때보다 좋은 상황에서 전승절 참석을 계기로 한층 더 공고히 한다는 의미를 갖는다”며 “양국 정상간 유대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외교소식통은 “박 대통령이 지난 5월 러시아 전승절에 불참한 이후 한러관계가 이전만 못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박 대통령이 오는 10월 미국을 방문하기로 한 만큼 큰 무리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중국의 열병식 참석 여부를 막판까지 고심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일본 등 한반도 주변국가들의 열병식 참석에 대한 우려 속에서 나온 것이어서 극히 이례적인 결정으로 받아들여진다.

미국은 중국이 군사적 역량을 과시하는 장소에 동맹국인 한국 정상이 참석하는 데 대해 부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고, 일본 역시 한국과 중국이 함께 반일 전선을 꾸릴 수 있다며 우려를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보수진영을 중심으로 한 국내 여론도 중국이 6ㆍ25 전쟁 당시 ‘적국’이었다는 이유로 대규모 군사행사에 한국 대통령이 참석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특히 미국은 이번 열병식에 대해 중국이 급성장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동북아를 넘어 세계로 군사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군사굴기(軍事堀起) 의도를 드러낼 것으로 보고 전직 관료와 전문가 등을 내세워 한국을 압박하고 있다.

에번스 리비어 전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차관보는 최근 “박 대통령의 베이징 방문과 열병식 참석을 분리하는 게 중요하다”며 “한국을 침략했던 마지막 국가가 하는 열병식에 한국의 대통령이 참석하는 과연 적절하냐”고 반문했다.

외교가 일각에서는 이번 기회에 외교, 안보, 경제 측면에서 밀접해 지고 있는 한중 관계의 한 차원 도약과 국익과 실리 외교 차원에서 열병식 참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중국 측이 바라는 열병식 참여에 적극적으로 호응함으로써 중국의 확고한 지지를 기반으로 북핵이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등 외교 안보 문제와 관련한 중국 측의 이해를 구하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src@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