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청과 벤처기업협회는 벤처기업 7만5000여곳 가운데 연매출 1000억원 이상인 ‘벤처 1000억 기업’을 조사한 결과, 2013년(453개)보다 7곳(1.5%) 증가한 460개로 집계됐다고 20일 밝혔다.
벤처 1000억 기업 수는 조사를 처음 시작한 2004년 68곳에서 10년 만에 약 7배로 늘었다.
다만, 2007년 50%에 육박했던 증가세는 2004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올해 새로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 업체 수도 안마의자로 유명한 바디프랜드(1438억원), 백수오 파동을 겪은 내츄럴엔도텍(1241억원) 등 42곳으로 2006년(34곳) 이후 8년만에 가장 적었다.
이에 대해 중기청 관계자는 “지난해 전반적인 생산 부진과 내수침체에 수출 감소까지 겹치면서 벤처 1000억 기업 증가세가 다소 저하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실적을 매출액별로 살펴보면 코웨이(2136억원)가 유일하게 연매출 2조원을 넘겼다.
네이버(1조6372억원)와 자동자부품 제조업체 유라코퍼레이션(1조989억원), 디지털텔레비전 제조업체 휴맥스(1조724억원), 자동자부품 제조업체 성우하이텍(1조491억원), STX중공업(1조24억원) 등 5개 업체는 매출 1조원을 넘겼다.
성장세를 살펴보면 실리콘 제조업체 한국실리콘(668.1%)과 반도체검사장비 개발업체 에이티테크놀러지(615.8%)의 매출 증가세가 가장 컸고, 온라인게임 개발업체 네시삼십삼분(318.1%)과 동원홈푸드(260%), 컴투스(265.6%)도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중기청은 내수 침체와 환율 악재 등 어려움 속에서도 벤처업계가 많은 노력을 기울인 덕에 벤처 1000억 기업들의 지난해 평균매출이 2151억원으로 전년(2136억원) 대비 0.7% 늘고 평균 영업이익은 145억원으로 5.1%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연간 고용한 인원도 17만3400여명으로 전년(약 16만6200명) 대비 4.4% 증가했다.
벤처 1000억 기업의 특성을 살펴보면 평균 업력은 22.8년이고 창업 후 연매출 1000억원을 달성하는데는 17.1년이 걸렸다. 하지만 위메프·영실업 등 5개 업체는 해외시장 개척 등 다양한 노력을 통해 창업 7년 이내에 매출 1000억원을 달성했다.
벤처 1000억 기업 가운데 3년 연속 매출액이 20% 이상 늘어난 기업은 ‘고성장 벤처’로 분류하는데 지난해 이 같은 회사는 19곳이었고 평균 업력은 12.8년이었다.
이들 기업은 연매출 1000억원을 달성하는데 다른 벤처천억기업보다 짧은 11.6년이 걸렸고 영업이익증가율(101.9%)과 순이익증가율(194.2%)도 높았다.
창업 이후 벤처투자를 받은 기업은 198개사(44.2%)로 과반수인 58.7%가 창업 7년 이내에 투자를 받았다. 기업당 평균 투자유치 건수는 5.6건, 평균 유치금액은 50억9000만원이었다.
중기청 관계자는 “최근 늘어난 창업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벤처 1000억 기업’이 성장사다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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