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연구원(원장 권태신)은 ‘자본유출입과 한국의 경기변동’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번 연구는 1994년부터 2015년까지 유형별 국제투자와 대외채무 및 대외채권 데이터를 이용해 진행됐다.
연구에 따르면 단기성 해외자금 흐름 추이를 통해 우리나라의 자본유출 위험을 진단한 결과, 최근 7년간 단기자금의 비중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가 해외로부터 직접 차입한 단기 해외차입금 잔액은 2008년 금융위기 발발 직후 증가하기 시작해 2008년 3분기 1500억 달러에 이르렀다가 올해 1분기 685억 달러로 감소했다.
한경연은 “분기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단기 해외차입금 잔액 비율이 57%에서 19% 수준으로 줄어들었다”며, “우리나라의 생산능력과 비교해 위기 발발 시 단기자금의 상환부담이 과거보다 크게 감소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우리가 해외에 직접 빌려 준 단기 대외대출금 잔액은 꾸준히 늘어 2008년 3분기 103억 달러에서 올해 1분기 415억 달러 수준으로 증가했다. 이로 인해 단기 해외차입금과 단기 대외대출금의 차이는 올해 1분기 기준 243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분기 명목 GDP 대비 7%(연간 명목GDP 대비 2% 미만) 수준이다.
예금취급기관이 해외로부터 빌린 총 대외채무에서 단기채무 비중도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금취급기관의 총 대외채무 중 단기채무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 3분기 72.6%에서 올해 1분기 43.5%로 줄었다.
한경연은 “금융위기가 발생했을 때 만기연장없이 1년 이내에 갚아야 할 우리나라 금융권의 대외상환부담이 크게 줄어들었다”고밝혔다.
김성훈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대내외 자금흐름 비중을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대외건전성은 양호한 편”이라며 “예기치 못한 위기가 발생하더라도 과거보다 더 잘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는 미국 금리인상이나 상존하는 유로존 불안으로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큰 상태에서 매우 고무적인 변화”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경연은 단기성 해외자금이 경기과열 및 침체 가속화의 주범이라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우리가 해외로부터 빌린 단기차입금이나 단기채권 등에 투자하는 단기성 해외자금은 실물경기와 함께 움직이는 경향이 강해, 위기 시 급격한 유출로 침체를 가속화하는 등 대외건전성을 위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해외 장기자금은 우리 경기 흐름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여 실물경기 전반의 안정 기능을 수행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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