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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꽃게철에 北 포격도발…” 발묶인 어민들 속탄다
뉴스종합| 2015-08-23 13:44
[헤럴드경제]북한의 포격도발로 야기된 군사 대치 국면이 길어지면서 서해 북단 연평도 어민들 사이에서 가을철 꽃게 출어에 차질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23일 연평도 어촌계에 따르면 어민들은 지난 15일부터 연평도 해역에 꽃게잡이용 통발을 설치하고 꽃게를 잡아왔으나 21일부터 사흘째 조업이 통제돼 통발을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통발조업은 미끼가 든 통발을 어장에 설치한 뒤 일정시간이 지나면 꽃게를 수확하는 방식이다.

조업 과정은 단순하지만 통발을 바닷속에 오래 두면 조류로 유실될 가능성이 있어 일반적으로 설치한 다음 날 철거한다. 주로 본격적인 출어기에 앞서 사용된다.

그러나 22일 남북 고위급 접촉이 결론 없이 길어져 사흘째 조업이 통제되면서 점차 피해가 커지자 어민들의 표정이 굳어지고 있다.

어민들은 일손이 잡히지 않는 듯 그물 등 어구를 손질하며 TV를 통해 남북 고위접촉 소식에 귀를 기울였다.

어민들은 “상당수 어민이 설치한 통발을 철거하지 못하고 있다”며 “피해가 하루하루 커지고 있어 답답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어 “남북 긴장상태가 길어져 본격적인 출어기인 9월까지 조업이 통제된다면 어민들의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더욱이 어민들은 지난 4∼6월 출어기 때 꽃게 41만9천kg을 수확하는 데 그쳤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꽃게 수확량인 71만6천kg의 절반 수준이다.

국립수산과학원 서해수산연구소는 꽃게 자원량이 감소해 올해 꽃게 어획량이 지난해보다 50∼70% 줄어든 160만∼220만kg에 그칠 것으로 전망한 바 있어 어민들의 마음은 더 급하다.

한 어민은 “남북 고위급 재접촉이 원만하게 이뤄져 평화적으로 합의가 도출돼 어민들이 하루빨리 생업으로 돌아갈 수 있었으면 한다”고 고대했다.

매년 인천 전체 꽃게 어획량의 25%가량이 잡히는 연평어장(764㎢)에서는 산란기 꽃게를 보호하기 위해 4∼6월과 9∼11월에만 조업이 허용된다.

한편 북측의 포격도발로 촉발된 일촉즉발의 군사적 위기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남북 고위급 접촉이 22일에 이어 23일 오후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이틀째 열린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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