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궁금하면 질문]`고니' 상륙....태풍의 이름은 누가 어떻게 정하나?
HOOC| 2015-08-25 11:25
<일상생활에서 생기는 궁금증이지만 누군가에게 묻기엔 다소 애매한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 드립니다. 다소 엉뚱하게 들리거나 사소하게 느껴지는 질문도 가리지 않습니다.>

[HOOC=김현경 기자] Q. 제15호 태풍 ‘고니’가 한반도로 북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고니’ 같은 태풍 이름은 누가, 어떻게 정하는 건가요?

A. 해마다 찾아와 많은 피해를 주는 태풍은 반갑지 않은 손님인데요. 친근하게 이름까지 붙여주는 이유는 혼동을 막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태풍은 일주일 이상 지속되기도 해서 같은 지역에 동시에 하나 이상의 태풍이 있을 수 있는데 이때 태풍 예보를 혼동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태풍에 이름을 붙이게 됐다는 겁니다.
15호 태풍 고니 예상 진로도. <자료=국가태풍센터>



국가태풍센터에 따르면 태풍에 처음으로 이름을 붙인 것은 호주의 예보관들이었습니다. 당시 호주 예보관들은 자신이 싫어하는 정치가의 이름을 붙였는데, 예컨대 싫어하는 정치가의 이름이 앤더슨이라면 “현재 앤더슨이 태평양 해상에서 헤매고 있는 중입니다” 또는 “앤더슨이 엄청난 재난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습니다”라고 태풍 예보를 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미 공군과 해군에서 공식적으로 태풍 이름을 붙이기 시작했는데 이때 예보관들은 자신의 아내나 애인의 이름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이에 따라 1978년까지는 태풍 이름이 여성이었다가 이후부터는 남자와 여자 이름을 번갈아 사용했습니다.

북서태평양에서는 1999년까지 괌에 위치한 미국 태풍합동경보센터에서 정한 태풍 이름을 사용했습니다.

그러나 2000년부터는 태풍위원회에서 아시아-태평양지역 국민들의 태풍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태풍 경계를 강화하기 위해서 태풍 이름을 서양식에서 회원국의 고유한 이름으로 바꿔 사용하고 있습니다.

태풍위원회의 14개 회원국이 각 10개씩 제출한 태풍 이름 140개가 28개씩 5조로 구성되고, 1조부터 5조까지 차례대로 사용합니다. 140개를 모두 사용하고나면 1번부터 다시 사용합니다. 태풍이 보통 연간 30여개쯤 발생하므로 4~5년에 한번씩 같은 이름이 돌아오게 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개미‘, ‘나리’, ‘장미‘, ‘미리내’, ‘노루‘, ‘제비’, ‘너구리‘, ‘고니’, ‘메기‘, ‘독수리’ 등의 태풍 이름을 제출했고, 북한에서도 ‘기러기‘ 등 10개의 이름을 제출해 한글 이름의 태풍이 많아졌습니다.

이번에 찾아온 ‘고니’는 우리나라에서 제출한 이름이고, 잇따라 예상되는 제16호 태풍 ‘앗사니’는 태국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번개’를 뜻합니다.

태풍 이름은 상황에 따라 변경되기도 합니다. 매년 개최되는 태풍위원회 총회에서 그 해 막대한 피해를 입힌 태풍의 경우 앞으로 유사한 태풍 피해가 없도록 해당 이름의 퇴출을 결정합니다. 피해를 주지 않은 태풍일지라도 다른 사유로 더 이상 해당 이름을 사용할 수 없을 경우 새로운 이름으로 대체됩니다.

태풍의 새 이름은 퇴출된 태풍 이름을 제출한 국가에서 결정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제출한 태풍 ‘나비’의 경우 2005년에 일본을 강타하면서 엄청난 재해를 일으켜 ‘독수리’라는 이름으로 대체됐습니다. 2003년 우리나라를 강타했던 태풍 ‘매미’도 ‘무지개’로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올해는 큰 피해 없이 태풍이 지나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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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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