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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터디 빙자한 ‘도를 아십니까?’에 두 번 우는 취준생들
뉴스종합| 2015-08-25 12:47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 취업준비생 이명훈(30ㆍ가명) 씨는 최근 온라인 취업 준비 커뮤니티에서 취업 스터디를 구했다가 낭패를 봤다. 2명의 여성으로 구성된 스터디는 첫 만남까진 무척 괜찮은 느낌이었다. 두 번째 만남땐 점심도 같이 먹었다. 문제는 이 때부터였다. 돌연 스터디원 한 명이 심리상담을 받자고 얘기를 꺼낸 것. 이 씨는 이를 거절했지만, “그러지 말고 같이 가보자”는 조장의 채근에 못 이겨 결국 이들과 함께 망원동의 한 허름한 건물 2층 공부방까지 가게 됐다. 이 씨는 “심리상담을 한다는 스터디원이 음양오행설이 어쩌고 하면서 제사를 1시간 가량 지내야 한다고 했다”면서 “이들을 뿌리치고 나왔지만, 스터디에 대한 불신까지 갖게 될 만큼 황당한 경험이었다”고 털어놨다.

시리아 쿠르드민병대가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로부터 텔아비야드를 탈환한 뒤인 지난 6월 17일 터키에 있는 시리아 난민들이 텔아비야드로 돌아가기 위해 국경을 넘고 있다.

9월 하반기 공채 시즌 가까워지며 취업스터디를 찾는 취업준비생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이를 이용한 사기 행각까지 덩달아 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최근에는 자료비 명목 등으로 돈을 받아 챙기는 사기수법 외에 취업스터디를 빙자한 ‘도를 아십니까(사이비 종교인)’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같은 ‘사이비 스터디’는 취업준비생들의 절박한 심정을 악용해 어학ㆍ면접ㆍ신문스터디 등 종류를 가리지 않고 출몰한다.

‘도를 아십니까’는 대부분 제사 등을 권유하는 바람잡이와 실제 종교활동을 행하는 사이비 종교인, 2인 1조로 이뤄져 사기행각을 벌인다.

이에 실제 사이비 스터디에 당한 취업준비생들은 “3명이 하는 스터디는 사이비일 확률이 높다”, “○○동에서 하는 스터디는 다단계일 확률이 높다”는 등의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지만, 스터디 특성상 이를 피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온라인 취업 준비 카페 등에서 구성되는 만큼 스터디가 시작되기 전까진 구성원수나 면면 등을 정확히 알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피해자 신고가 들어오면 해당 카페 운영진들이 문제가 된 회원을 차단하는 사후약방문식 대처가 전부다.

실제 올 초 사이비 스터디에 들어갔던 김모(25ㆍ여) 씨는 사이비 스터디의 존재를 알면서도 당하기도 했다.

김 씨는 “첫 만남땐 일반적인 스터디처럼 포장해 사이비라고 의심할 수가 없었다”면서, “두번째 만남 때 스터디원들이 본색을 드러내고 나서야 당했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이 반복되자 취업준비생들은 불쾌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 씨는 “길거리에서 도를 아십니까를 만나도 짜증이 나는데, 이제는 취업 스터디에서까지 만나야 하냐”며 황당해 했다.

또 다른 취업준비생 정모(26ㆍ여) 씨도 “가뜩이나 제대로 된 취업스터디를 구하려면 스터디 재수, 삼수까지 해야하는 마당에 이런 사기까지 횡행하니 당황스럽다”며 “취업준비카페 내에선 사이비 스터디를 잘못 들었다가 인신매매까지 당할 수 있단 글이 올라와 불안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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