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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 엔터] ‘희극계의 큰 별 지다’…원로 코미디언 남성남 별세
엔터테인먼트| 2015-09-01 09:16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원로 코미디언 남성남이 지난 31일 노환으로 별세, 코미디계가 슬픔에 잠겼다.

MBC ‘웃으면 복이 와요’, ‘일요일 밤의 대행진’, ‘청춘행진곡’을 통해 활약했고, 남성남은 2년전 작고한 남철과 함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콤비로 1960~70년대 국민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두 사람은 쉴새없이 주고받는 만담부터 ‘왔다리 갔다리’ 춤까지 선보이며 시청자에겐 즐거움을, 후배들에겐 꿈을 주었던 코미디언이었다. 지난 2010년 제1회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했고, 최근엔 채널A ‘내조의 여왕’, MBN ‘최불암의 어울림’ 등 토크 프로그램에 출연해 근황을 전했다.


코미디계는 대선배의 별세에 슬픔을 나누며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2000년대에 들어서도 남성남은 2013년 먼저 세상을 떠난 남철과 함께 SBS ‘폭소클럽’ ‘웃음을 찾는 사람들’ 등에 출연해 후배 코미디언들과 함께 무대에 섰다.

세계 무대를 누비며 활약 중인 넌버벌 퍼포먼스팀 옹알스(조수원, 조준우, 채경선, 최기섭, 하박, 이경섭, 최진영, 김국진)의 멤버 최기섭은 지난해 ‘아침마당’(KBS) 출연 당시 고인을 떠올리며 추모했다. “후배 개그맨들 중에 남철 남성남 선생님의 왔다리 갔다리 춤을 따라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 같다. 나 역시 선생님들을 보면서 코미디언의 꿈을 키웠다”며 “지난해 방송에서 만났을 당시에도 선생님들 앞에서 인기였던 춤을 보여드리고, 우리의 공연도 함께 선보였다. 해외에서 활동한다니 격려해주시고, 열심히 해줘서 고맙다는 이야기도 해주셨다. 선생님을 떠나보내는게 많이 아쉽다.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조준우 역시 “남철 남성남 선생님도 무대에서 활동하다 방송에서 활약하셨다. 한국 코미디가 외국에서 활동한다는 이야기에 많이 기뻐하셨고, 우리와 같은 무대 코미디를 응원해주셨다”며 “최근 예술의전당 무대에 섰을 때 선생님을 초대하고 싶었는데 몸이 좋지 않으셨다. 우리의 바람이었지만 그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아쉽다. 선생님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한국 코미디의 산증인으로 50여년간 활약한 대선배의 마지막은 업계 후배들에게도 갑작스러웠다.

‘폭소클럽’(KBS), ‘황금어장’ 등을 만든 최대웅 작가는 “남성남 선생님을 올해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에 모시려 했다. MBC에서 방송한 ‘고령화 가족’ 코너를 선보이는 것도 이번 페스티벌에서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며 “올 2월까지만 해도 나올 수 있을 거라 하셨는데 불발됐다. 무대에 대한 애착이 크셨는데, 소식이 갑작스럽고 안타깝다”고 전했다.

부산에서 윤형빈소극장을 운영 중인 개그맨 김영민은 “가끔씩 이런 슬픈 소식이 희극인실 단체문자로 온다. 오늘은 참 얄궂게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공연을 보고 나오는 길에 봤다”며 “선배님들이 있어서 오늘의 제 자리가 있는 건데, 그 거리가 너무 멀게 느껴진다. 진심 어린 애도와 함께 시대를 초월한 시스템을 만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원로를 존경하는 문화를 만들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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