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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2병’ 넘어선 10대 테러…학교도 더 이상 안전지대 아니다
뉴스종합| 2015-09-02 12:50
[헤럴드 경제=서지혜ㆍ배두헌ㆍ이세진 기자] 최근 10대 청소년들의 범죄가 단순한 ‘학교폭력’에서 그치지 않고 해외 테러조직에 가입하거나, 직접 폭탄을 제조하고, 학교 교실을 폭발시키는 등 해외테러조직을 모방한 모습으로 극단적으로 바뀌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접한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테러 동영상에 노출된 문제 청소년들이 이를 흉내 내려는 모방심리로 범죄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중2병’ 정도로 치부하고 넘어갈 수준이 아니라는 걱정도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10대들의 테러를 ‘인정욕구가 발현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모(16) 군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1일 오후 서울 양천구의 한 중학교 교실에서 소형 부탄가스를 폭발시키기 위해 바닥에 불을 지르고 있다. 이군은 사고 발생 3시간 뒤 한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에 ‘XX중 테러’라는 제목의 동영상 두개를 올리는 등 엽기적인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 인터넷 동영상 캡처 >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이번 사건에 대해 “강남으로 전학을 가면서 적응하기가 어려워지면서 좌절감이 있었을 것이고 이런 문제를 부모에게 말하기도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영상을 찍어서 온라인에 올리는 행위는 전학을 가면서 잃어버렸던 자신의 존재감을 회복하려는 욕구가 더해진 것”이라며 “자신을 무시한 학교와 다른 학생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망이 반사회적이고 폭력적인 방식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1월 직접 터키로 출국해 이슬람 무장단체인 IS에 가입한 바 있는 한국 학생 김모(18) 군 역시 경우도 중학교 시절 학교폭력 문제를 겪었으며 IS에 가입을 통해 다양한 혜택을 받고 자신의 자존감을 회복하려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당시 “친구들과 별로 교류가 없었던 김 군으로선 자신의 불안감을 크고 힘 있는 조직에 의존하는 것으로 해소하려고 했을 수 있다”며 “자아 정체성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큰 조직을 접하게 되면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된다”고 진단했다.

또한 두 학생 모두 이같은 극단적 범행을 저지를 때까지 부모가 정서 상태를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나 청소년의성장과정에 부모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교육청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사건을 일으킨 이군은 대안학교로 전학을 결정할 때까지 정신적으로 염려할 만한 사례가 많이 발생해 담임 교사가 지속적으로 정신과 치료를 권했으나 학부모가 이를 강하게 거부했다.

IS에 가입한 김군 역시 실종될 당시까지 부모가 이같은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김성기 협성대 교육대학원 교수는 “기본적으로 사회에서 폭력적인 매체가 학생들에게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면서도 “학생들이 폭력적 매체에 노출되더라도 이를 여과시킬 수 있도록 하는 인성교육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gyelov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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