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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 ‘문희상 지키기委’ 꾸린 배경은… ‘경기북부벨트 전패’ 위기론
뉴스종합| 2015-09-09 09:39
- 새정치, 신공안저지대책위 구성…“표적수사” 규탄
- 경기북부벨트 위기감…‘박기춘 정계은퇴’ 도화선
- 서울 지역 지키는 우산 역할…20대 총선 결과 장담 못해



[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이 ‘처남 취업 청탁’ 의혹으로 검찰 수사 선상에 오른 문희상 전 비대위원장 지키기에 나섰다. 문 전 위원장에 대한 검찰 수사를 ‘표적 수사’로 규정, 당내 ‘신공안저지대책위원회’를 만들어 강력 대응 의지를 밝혔다. 


새정치연합은 그동안 ‘문 전 위원장 사건’에 대해 당 차원에서 공식 대응하지 않았다. 수사가 시작된지 9개월이 지난 상황에서 “강력 대응” 카드를 들게 된 배경에는 ‘경기 북부권 위기론’이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9일 새정치연합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문 전 위원장의 지역구인 의정부갑을 중심으로 고양-파주-양주동두천-남양주-구리로 이어지는 이른바 ‘경기 북부벨트’는 야당이 여당에 맞서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는 대표적인 지역구다. 위로는 새누리당의 공세를 막아내고 아래로는 노원, 중랑, 강북, 도봉 등 서울 북부권을 지켜내는 우산 역할을 해왔다.

5선인 문 전 위원장이 의정부갑에서 중심을 잡고 야권의 영향력을 지켜나가는 구조였는데, 문 전 위원장이 검찰 수사로 자리가 위태로워지면서 북부권 전반에는 위기감이 커졌다. 여기에 ‘포스트 문희상’으로 여겨지던 남양주을 박기춘 의원이 최근 불법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구속기소된 것도 위기감을 가중시켰다. 딸 취업청탁으로 논란이 된 파주갑 윤후덕 의원도 20대 총선 공천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들 지역은 평소 야당보다는 여당의 텃밭으로 분류되는 곳이다. 대북ㆍ안보 이슈에 민감하며 일부 신도시 지역을 제외하면 평균 연령층도 고령화 돼 있다. 


실제로 지난 19대 총선에서 이 지역의 새누리당 정당득표율은 새정치연합보다 약 2~9%포인트 높았다. 문 전 위원장이 5선을 한 의정부갑도 새누리당이 43.42%로 새정치연합(당시 민주통합당) 36.09%를 웃돌았다. 50% 이상의 지지율로 당선된 정성호(양주동두천), 최재성(남양주갑), 박기춘(남양주을), 윤후덕(파주갑), 김현미(고양일산서구), 유은혜(고양일산동구) 의원의 지역구도 정당득표율은 모두 새누리당이 높았다. 정당에 대한 충성도보다 의원 개인의 역량으로 승부수를 띄운 셈이다.

박기춘 의원의 구속기소, 문 전 위원장에 대한 검찰 수사 압박 등은 북부권 다른 지역 의원들에게는 큰 위기감으로 다가오고 있다. 문 전 위원장 마저 내년 총선 출마가 어려워지면 이 지역 중진 의원은 최재성(3선)의원 뿐이다. 최 의원도 20대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한 것 때문에 상황이 애매해졌다. 나머지는 모두 초재선 의원들인데, 새누리당이 이들 지역에 인지도 높은 중진 의원을 배치 할 경우 상황은 역전될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경기북부권 의원들은 최근 지역구에 ‘올인’하는 모양새다. 최근 비서실장직을 내려놓은 김현미 의원은 지역구에 주로 머물며 지역 민원을 챙기고 있고, 민생본부장을 맡고 있는 정성호 의원은 하루에도 몇차례씩 지역구와 국회를 오가며 당직과 지역구활동을 겸하고 있다.

경기 북부권과 맞닿아있는 서울 노원, 중랑, 도봉 등은 강북지역 새정치연합 의원들도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경기북부권과 지역적으로 가깝고 지역주민들이 교통과 생활권을 공유하고 있어서 선거에서도 영향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 북부권을 지역구로 둔 한 초선 의원은 “선거는 나 혼자 지역구 잘 챙기고 의정활동 잘한다고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 생활권을 같이하는 인접 지역구의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다”고 털어놨다. 


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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