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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골프 스타가 없다고? 日 이경훈, 美 김민휘, 中 왕정훈 ‘화끈한 신고식’
엔터테인먼트| 2015-09-14 09:35
[헤럴드경제=김성진 기자]‘해외파 영건들, 남자골프팬 눈길 사로잡다.’

내셔널 타이틀인 한국오픈은 매년 골프팬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몇 안되는 남자 투어 중 하나였다.

선수들이 쉬는 주를 택해야할 정도로 끊임없이 대회가 열리는 여자골프와 달리 대회가 없어 두달 가량 쉬어야하는 남자골프투어. 한국오픈은, SK텔레콤 오픈, 신한동해오픈과 함께 좀처럼 보기 힘든 외국의 강자들과 해외파 선수들이 출전해 팬들의 갈증을 풀어줬다.

13일 막을 내린 제58회 한국오픈은 예년처럼 유명 스타선수들을 초청하지 못했다. 일본에서 상금랭킹 1위를 달리고 있는 김경태 정도를 제외하면 국내 선수들과 아시안투어 선수들 뿐이었다. 


하지만 국내가 아닌 외국 투어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젊은 강자들이 골프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개막전에는 김경태, 디펜딩챔피언 김승혁, 신인왕 후보 이수민, 최근 살아난 김대현, 한국오픈의 사나이 김대섭 등에게 관심이 모아졌지만 이들 해외파 영건들의 활약이 대회의 대미를 장식했다.

생애 첫 국내 투어 우승을 차지한 이경훈(24ㆍCJ오쇼핑), 준우승한 김민휘(23), 공동 3위에 오른 왕정훈(20)이 그 주인공들이다. 이경훈은 일본 JGTO에서, 김민휘는 미국 PGA에서, 왕정훈은 중국에서 활동중이다. 



국내 골프팬들이 그 존재는 알지만 플레이를 직접 볼 기회는 많지 않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번 한국오픈을 통해 이들은 기존 국내 투어의 강자들 및 아시안투어 상위랭커들을 제치고 나란히 1~3위에 입상하며 눈길을 끌었다. 300야드 가까운 거리를 거침없이 날리고, 까다로운 라이에서 기술적인 샷으로 파를 지키고, 유리판같은 그린에서 긴 퍼트를 성공시키는 이들의 모습에서 ‘남자골프의 맛’을 느낀 팬들이 많았다.

이경훈과 김민휘는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나란히 태극기를 휘날렸던 국가대표 출신이다. 당시 김민휘는 단체전과 개인전을 석권했고, 이경훈은 단체전 우승, 개인전 4위를 차지한 바 있다. 이후 이경훈은 일본투어에 진출했고, 김민휘는 2부인 웹닷컴투어를 거쳐 올시즌 PGA투어 풀시즌을 소화했다. 왕정훈은 독특하다. 노승열처럼 국내 투어를 거치지 않고 아시안투어와 중국투어를 택했다. 중국은 미국 PGA와 함께 3부투어를 개최하고 있다. 여기서 랭킹포인트를 쌓은 선수들은 웹닷컴 투어로 승격할 수 있다. 왕정훈은 이때문에 중국투어에서 세계랭킹을 끌어올린 뒤 PGA투어에 진출하겠다는 청사진을 갖고 험난한 아시안투어 노마드를 택했다. 국내 팬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이번 한국오픈에 출전한 것도 랭킹이 높기 때문이다.

이경훈은 한국과 일본투어를 오가면서 2012년 일본 나가시마 시게오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을 한 바 있다. 올시즌 일본투어에서 톱10에 두차례 오르면서 상금랭킹 24위에 올라있다. 김경태가 우승한 후지산케이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었다.

김민휘는 올해 PGA투어에서 바바솔 챔피언십 3위 등 톱10에 2차례, 톱25에 5차례 오르면서 상금랭킹 123위를 차지해 2015~2016 시즌 시드를 유지했다. 내로라하는 선수들도 살아남기 어려운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시드를 유지한 것만으로도 김민휘의 잠재력은 충분히 엿볼 수 있다.

이들같은 해외파 선수들이 국내무대에서 뛰고 싶을 만큼 대회가 늘어나고 상금규모가 커진다면 남자골프의 부활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은 젊은 한국 남자골퍼들의 기량이 만만치 않다는걸 확인한 것으로 만족해야할 듯하다.

/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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