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단신
수술없이 선천성 심장기형 환자 시술 국내 첫 성공
라이프| 2015-09-16 15:33
-세브란스 최재영 교수팀, 폐동맥 심장 판막 교환술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수술적 치료만 가능했던 난치성 심장기형 환자의 새로운 치료법이 국내 최초로 이뤄졌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아심장과 최재영<사진> 교수팀은 최근 중증의 선천성 심장기형을 갖고 있는 환자 3명에 대한 시술 결과 성공적인 치료성과를 거뒀다고 16일 밝혔다. 


최 교수팀이 시술한 환자들은 심장 ‘폐동맥 판막’에 문제가 생기는 ‘폐동맥 폐쇄증’ 및 선천성 복합 심장기형질환인 ‘팔로4징후군’ 등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다.

세브란스병원에만 1500여명 이상이 등록된 이들 환자들은 기능을 잃은 폐동맥 판막을 인공판막으로 교체하는 수술을 평생 동안 반복적으로 받아야 했다. 적절한 시기에 수술을 받지 못하면 우심실이 커지고 심부전 및 부정맥 등의 합병증을 야기해 돌연사 위험에 노출돼 있었다.

폐동맥 인공판막치환시술 중인 최재영 교수(사진 오른쪽).


이번에 시술을 받은 10대와 20대, 30대의 세 환자들도 이미 2~3차례 이상의 심장수술 경험을 갖고 있는 환자로 인공판막 교체 수술을 앞둔 상황이었다.

특히 병의 진행양상과 예기치 못한 합병증(감염성 심내막염 등)에 따라 인공판막 교체 시기는 더 짧아질 수 있어 잦은 심장수술에 따른 내부 장기 유착 등의 수술부작용 우려뿐만 아니라 갈수록 높아지는 수술 위험도와 길어지는 회복기간 등은 환자는 물론 담당 의료진들에게도 큰 부담이었다.

수년 간 이 시술에 필요한 여건을 준비해 온 최 교수팀은 지난 8월말 세 명의 환자 다리 정맥으로 카데타(삽입 호스)를 넣어 폐동맥까지 접근 시킨 후 인공판막을 삽입하는데 성공했다.

대상 환자들은 3~4일의 입원 후 일상생활로 바로 복귀할 정도로 치료에 따른 부담감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삽입된 인공판막 또한 제 기능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 교수는 “시술 받은 폐동맥 인공판막 교체시기 즈음에는 수술 없이 재시술을 통해 새로운 인공판막을 다시 삽입할 수 있다”며“‘환자안전도’, ‘환자회복 및 만족도’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는 시술”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시술은 시술과 수술이 모두 가능한 ‘하이브리드 심조영실’에서 진행됨에 따라 응급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안전하게 치료가 이뤄지도록 주변 하드웨어와 심장혈관외과, 심장내과, 심장마취과 의료진과의 긴밀한 진료협력시스템도 마련됐다.

최 교수는 “국내 첫 치료법인 만큼 아직 폐동맥 인공판막 시술에 대해서는 건강보험이 적용이 안 돼 환자 부담이 크다”며 “현재의 인공판막 수술치료에 준하는 보험 혜택이 빠른 시일 내에 적용되면 많은 환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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