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태원 살인사건’의 진범으로 지목된 미국인 아더 존 패터슨(36)의 첫 재판이 내달 2일로 정해졌다. 그러나 패터슨 측은 기록검토를 위해 시간을 달라며 재판 연기를 요청했다.

24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심규홍 부장판사)는 10월2일 오후 2시 311호 중법정에서 이 사건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기로 했다.

검찰이 재수사해 2011년 12월 패터슨을 살인 혐의로 기소한 지 약 3년9개월 만에 열리는 재판이다.

법원은 국민적인 관심을 고려해 방청석 규모가 102석의 중법정을 법정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법원 고위 관계자는 “유족의 심정을 헤아리면 재판을 빨리 진행하는 데 치중하기보다는 여한이 없도록 충실한 심리를 하는 게 맞다고 본다”며 “담당 재판부도 그런 생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첫 기일은 검찰이 공소사실과 입증 계획을 밝히고 피고인 측 입장과 변론계획을듣는 절차로 진행된다. 피고인은 국민참여재판을 요청할 수 있지만, 패터슨은 국민적 반감 때문에 가능성은 적다.

패터슨은 검사 출신의 오병주(59) 변호사를 선임했다. 오 변호사는 올해 상반기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검찰 수사 당시 변호인이다. 그는 다만 “기록 검토를 위해 오늘 법원에 기일 연기를 신청했다”고 해 첫 재판 일자는 바뀔 수도 있다.

첫 재판 이후에는 2∼3주 간격으로 속행 공판이 열릴 전망이다. 양측의 요청이나 심리 진행에 따라 공판준비기일을 두세 차례 할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되면 본격적인 공판은 11월께 시작하게 된다.

패터슨 사건을 맡은 형사합의27부는 최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선거법 위반 사건 1심에서 국민참여재판 배심원단의 의견을 받아들여 벌금 500만원을 선고한 곳이다.

현재 박원순 서울시장의 아들 주신씨의 병역의혹을 유포한 혐의로 기소된 의사 등의 재판도 맡고 있다. 재판장 심규홍 부장판사(사법연수원 23기)는 온화하지만 꼼꼼한 성격으로 알려졌다.

패터슨은 1997년 서울 이태원의 한 패스트푸드점 화장실에서 조중필(당시 22세)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검찰이 실수로 출국금지를 연장하지 하지 않은 틈을 타 1999년 8월 미국으로 도주했다가 이달 23일 16년 만에 국내로 송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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