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키덜트의 명절…“윙~ 귓가 맴도는 드론의 숨소리…와우 진짜 난다”
뉴스종합| 2015-09-27 10:00
[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 요즘 어른들의 동심을 자극하는 아이템이 있다. 바로 드론이다.

요즘 드론 얘기가 하도 많이 들리고 해서 어른들의 장난감 드론을 한 대 구입했다. 드론만 사면 바로 날릴 수 있다는 달콤한 동생의 한마디에 주저 하지 않았다. 하지만 드론에도 기술이 필요했다.

동영상을 통해 배운대로 조종기를 부여잡고 떨리는 마음에 집 거실에서 첫 비행. 


컨트롤러(조종기)에 손가락을 올리자 프로펠러가 모기소리처럼 ‘윙~’하면 돌기 시작했다.

하지만 처음에는 조종할 때 상승, 하강 조절을 못해서 드론이 천정에 박거니 바닥에 추락하기 일쑤였다. 실망이었다. 학창시절 오락실에서 조이스틱으로 비행기 조종했던 실력을 믿었었는데…. 다시 한번 더 동영상을 보면서 재도전. 드론의 초보 기술인 가만히 공중에 뜨게하는 동작 ‘호버링’을 성공했다. “와우~ 난다 날아” 그 외마디를 끝으로 추락의 연속. 호버링 연습한 이후 책상에 안착시키는 연습을 했는데 결국 실패로 끝났다.

계속 연습을 하고 싶지만 동영상에서 본 전문가의 말이 생각났다. 권장비행시간은 보통 7~10분이이며 적정시간인 10분씩만 비행하더라도 연속으로 4~5번씩 비행하면 모터에 많은 무리가 갈 수 있다는 말이다.

아쉽지만 그렇게 나의 첫 비행은 마쳤다. 나의 첫 항공촬영의 꿈은 좀 더 미루기로 했다.

마니아층에서만 존재했던 드론족(族)이 일상 속으로 깊이 파고 들면서 명절나기 풍경마저도 바꾸고 있다.

얼마전 결혼한 직장인 염국선(31) 씨는 추석 귀향길에 가족 선물과 함께 드론을 챙겨갈 예정이다고 한다. 몇달 전 큰 마음 먹고 산 드론이 도심에선 날리기 쉽지 않아 이번 고향으로 내려가는 추석 연휴를 벼르고 있다. 부럽지만 그는 입문과정을 끝내고 실외 비행에도 성공했다. 게다가 염 씨의 드론에는 소형 카메라가 달려 있어 결혼 후 첫 고향 성묘에 색다른 가족 사진을 찍을 수 있어 기대감에 한층 부풀어 있다.

드론에 푹 빠진 결혼 5년차 직장인 배경기(38) 씨. 드론이 등장하기 전까지만 해도 RC(Radio Control)헬리콥터나 모형 항공기를 즐겼다. 하지만 전문가가 아니면 조종은 물론 쉽게 파손되기 때문에 금전적인 문제때문에 자주 즐기지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드론이 나오면서 RC 헬리콥터의 운명은 창고로 직행했다. 최근에는 드론 동호회에서 활동 중이다.

그렇다면 드론 입문하려는 사람에게 가장 좋은 드론은 뭘까.

배 씨는 “1만원대부터 수백만원대까지 다양한 제품들이 나와 있다”며 “입문자라면 부담없이 저렴한 것부터 시작하는게 좋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그렇다고 너무 작고 싼 드론만 택하면 실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기때문에 재미를 못 느낄 수도 있다”며 “바람등급 3등급 이하 실외에서도 즐길 수 있는 제품을 구입하는 게 좋다”고 권했다.

배 씨처럼 드론에 빠져 동호회활동을 하는 사람이 많다. 그의 동호회에서 70~80년생들이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특히 요즘 캠핑이나 야외활동이 늘어나면서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좀 더 색다른 가족사진을 찍기위한 수단으로 드론을 구입하는 가장들이 크게 늘었다

드론은 로터(날개) 수에 따라 쿼드콥터(4개)와 옥토콥터(8개)로 나뉘는데 입문자용이나 취미용으로 대부분 쿼드콥터를 사용한다. 보통 취미용 드론은 10만원대부터 많게는 50만원 정도면 구입할 수 있다.

조종 가능한 방향에 따라서도 2ㆍ3ㆍ4ㆍ6채널로 분류된다. 위로 뜰 수만 있거나, 떠도 앞뒤로만 움직이는 2ㆍ3채널 드론은 없다. 대부분 4채널이고 간혹 6채널이 있다. 4채널은 위로 뜨면서 앞뒤좌우로 움직일 수 있고, 6채널은 여기에 배면 비행까지 가능하다. 6채널 드론은 다양한 움직임이 가능한 대신 미세한 조종에도 예민하기에 꽤 많은 연습시간과 숙련도를 요구된다.

비행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선 무리하게 날리지 않아야 한다.

배 씨는 “처음 드론을 날리는 사람들은 주로 배터리나 엔진을 망가뜨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모두 사용자가 무리한 비행을 했기 때문이다”며 “권장비행시간을 넘기면서까지 비행할 경우 배터리나 모터같은 부품에는 많은 무리가 간다”고 했다.

권장비행시간은 보통 7~10분이다. 또 적정시간인 10분씩만 비행하더라도 연속으로 4~5번씩 비행하면 모터에 많은 무리가 갈 수 있다.

드론이 인기를 끌면서 드론매출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아이파크백화점 드론 매출이 올해 들어(8월 6일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두 배가 넘는 134% 신장했다.

지난해에도 60.6% 매출이 껑충 뛰며 인기를 실감케 하고 있다. 키덜트 테마관 ‘토이앤하비’에서 판매되는 항공 제품의 60% 가량은 4개의 프로펠러로 날아오르는 드론이다. 이 곳에 입점된 무인조종헬기 전문브랜드 ‘헬셀’은 2012년 처음 입점했을 때 만해도 단 한 종류의 드론만을 선보였으나 지금은 10종이 넘는 드론을 판매하고 있다. 송탁근 바이어는 “8대 2 정도였던 헬기와 드론의 판매 비중이 지금은 4대 6정도로 역전됐다”고 했다.

atto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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