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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건 총기난사범 “분노와 증오 담긴 유서”
뉴스종합| 2015-10-03 10:20
[헤럴드경제]미국 오리건주 로즈버그의 엄프콰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총기 난사를 저지른 총격범 크리스 하퍼 머서(26)가 “분노와 증오가 가득한 유서”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2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용의자는 일찍부터 총기에 심취하고 남들과 잘 어울리지 않은 ‘외톨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합법으로 구입한 총기 13정을 보유하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과거 총기 난사 사건들에 큰 관심을 보이면서 “더 많이 죽일수록 더 유명해진다”는 글을 인터넷에 올린 사실도 확인됐다.


▶총기 13정 합법구입=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이름이 드러나지 않은 수사관들의 말을 인용해 머서가 “분노와 증오가 가득한 유서”를 남겼다고 전했다.

또 머서가 총에 푹 빠져 있었고 종교에 대한 반감을 갖고 있었으며 군사 역사 이야기 하기를 좋아했다는 배경도 드러나고 있다.

머서는 10대 시절부터 정신건강 문제로 고통을 겪어 왔고 이 때문에 인생에서 성공하기 위한 능력에 지장이 있었다고 한 수사관은 말했다.

한편, 로즈버그에서 발행되는 일간지 ‘뉴스-리뷰’는 인터넷판에서 연방주류연초총기화약국(ATF) 수사관인 셀리네스 누네스가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밝혔다고 전했다.

머서가 보유하고 있던 총기는 범행 현장에서 6정, 그가 모친과 함께 살고 있던 로즈버그 근처 윈체스터의 아파트에서 7정이 발견됐다.

이 총기들은 모두 최근 3년 사이에 머서 본인 혹은 가족의 이름으로 합법적으로구입됐다고 누네스 수사관은 밝혔다.

누네스 수사관은 또 엄프콰 커뮤니티 칼리지 캠퍼스에서 머서가 가져온 것으로 보이는 방탄조끼와 탄창 다섯 개가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머서는 1일 오전 이 대학에서 총을 쏴 9명을 죽이고 7명을 다치게 한 뒤 현장에출동한 경찰에 사살됐는데, 그 때도 총알이 많이 남아 있었다는 얘기다.

더글러스 카운티의 존 핸린 경찰서장(셰리프)은 총격범이 현장에 처음 도착한 경찰관 2명과 총격전을 벌이다가 사망했다며 “만약 경찰관들이 그 때 도착하지 않았다면 범인이 살인을 계속하는 일을 막을 방법이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핸린 서장은 아마도 총격범이 유명해지고 싶어서 이런 끔찍한 범행을 저질렀을 것이라며 자신이 총격범의 이름을 밝히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그는 자신이 아니라 검시관이 숨진 총격범의 이름을 공개하게 될 것이라며, 언론매체들이 머서의 이름을 쓰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로즈버그 시 당국은 전날 머서가 쏜 총에 맞아 숨진 희생자 9명의 명단을 이날 공개했다. 명단은 다음과 같다.

◇ 로즈버그 거주 △ 루세로 알카라스(19) △ 퀸 글렌 쿠퍼(18) △ 킴 솔트마시디츠(59) △ 루카스 에이블(18)◇ 윈스턴 거주 △ 제이슨 존슨(33)◇ 글라이드 거주 △ 로런스 레바인(67)◇ 머틀 크릭 거주 △ 사레나 돈 무어(44) △ 레베카 앤 칸스(18)◇ 서덜린 거주 △ 트레븐 테일러 안스팍 (20)

총기난사범은 ‘등록학생’=외신보도에 따르면 오리건 주 경찰청은 2일(현지시간) 브리핑을 통해 용의자가 총기 난사를 저지른 대학 수업에 학생으로 등록돼 있다는 사실을 공개하면서 26세인 ‘크리스토퍼 숀 하퍼-머서’라고 그신원을 밝혔다.

‘하퍼-머서’는 생모인 어머니 로렐 하퍼의 성과 아버지 이언 머서의 성을 결합해서 만든 성으로 보인다. 이 중 아버지 머서는 그의 생부인지 양부인지 확실히 알려져 있지 않다.

그간 미국 언론매체들은 비공식 통로를 통해 수사관들이 확인해 준 ‘크리스 하퍼 머서’라는 이름을 용의자 이름으로 써 왔다.

이는 현장 초동수사를 담당해 온 더글러스 카운티의 존 핸린 경찰서장(셰리프)이 용의자 이름 공표를 거부해 왔기 때문이다.

핸린 서장은 아마도 총격범이 유명해지고 싶어서 이런 끔찍한 범행을 저질렀을 것이라며 자신이 총격범의 이름을 밝히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고 언론매체들도 그 이름을 쓰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자신이 아니라 검시관이 숨진 총격범의이름을 공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총에 심취한 외톨이=용의자는 일찍부터 총기에 심취하고 남들과 잘 어울리지 않은 ‘외톨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과거 총기 난사 사건들에 큰 관심을 보이면서 “더 많이 죽일수록 더 유명해진다”는 글을 인터넷에 올린 사실도 확인됐다.

머서는 영국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미국으로 이주했다.

부친은 다른 여성과 결혼해 이복동생을 낳았고, 그는 모친과 함께 캘리포니아 주 토런스 등지에서 오래 살았던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한 친척은 LAT에 머서는 ‘일생의 대부분’을 모친과 함께 로스앤젤레스 근교에서 거주하다가 최근 오리건 주로 이사갔다고 전했다.

토런스 지역 언론에 따르면 그는 2009년 스위쳐 학습센터를 졸업했는데 이 학교는 학습장애가 있거나 정서적 문제가 있는 학생들이 주로 다니는 곳이다.

그가 총기류와 과거 유명 총기 난사사건들에 심취했다는 목격담과 정황은 여러 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머서가 살던 토런스의 아파트 단지 이웃주민들은 몇 년 전 그와 모친이 총기가 든 것으로 보이는 검은 상자를 옮기는 것을 봤다고 이야기했다.

이 아파트에 사는 데이비드 웨슬리(45)는 바비큐 파티에서 머서에게 “총을 갖고있느냐”고 묻자 구체적인 답변은 피하면서도 ‘사격연습을 좋아한다’는 사실은 인정했다고 전했다.

머서는 소셜미디어인 ‘마이스페이스’ 계정에 총기를 들고 찍은 자신의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한때 미 육군에 몸담은 적이 있지만, 무슨 이유로 전역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온라인 게시판과 블로그를 통해서는 총기난사 사건을 여러 차례 언급해 상당한 관심을 나타냈다.

그는 지난 8월 미 버지니아 주에서 발생한 ‘생방송 기자 총격사건’의 범인인 베스터 플래내건에 관한 글에서 “플래내건처럼 고독하고 알려지지 않은 많은 사람이 피를 쏟을 때 전 세계가 그들이 누구인지 알게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더 많은 사람을 죽일수록 더 크게 주목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적었다.

범행 전날인 지난달 30일에는 미 코네티컷 주 뉴타운에서 발생한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난사 사건에 관한 글을 블로그에 올렸다.

또 같은 날 밤 ‘4chan’이라는 게시판에 “만약 북서부에 있다면 내일 학교에 가지 말라”는 글을 올린 사람도 머서로 추정된다. 일부 네티즌은 그에게 범행을 부추기며 구체적인 방법을 제안하기까지 했다.

이처럼 온라인 활동에는 적극적이었던 반면 오프라인에서는 “친구나 여자친구와함께 있는 것을 본 적이 없다”, “남들과 어울리지 않고 혼자 지냈다”, “수줍어하고 내성적인 것 같다”는 이웃들의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그는 인터넷에 “한 번도 여자친구를 사귄 적이 없다”는 글을 올린 적도 있다.

머서가 데이트 사이트인 ‘스피리추얼 패션스’에 올린 프로필을 보면 인종은 ‘혼혈’이고 현재 대학생이라고 돼 있지만, 이번 사건을 저지른 엄프콰 커뮤니티 칼리지재학생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기독교인 확인사살한 용의자…정작 본인은 “종교 없다”=‘인터넷, 좀비 죽이기, 영화, 음악, 독서’를 자신의 취미라고 소개한 머서는 종교란에 ‘종교가 없다’는 말을 두 번이나 반복해서 적은 뒤 ‘하지만 정신적(Spiritual)인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묘사했다.

범행 당시 피해자들의 기독교 신앙 여부를 물어본 뒤 기독교인을 골라 사살했다는 증언이 잇따르는 가운데 머서는 이 사이트에서 ‘조직화된 종교를 싫어하는 모임’에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적 견해에 대해서는 ‘보수적’이라면서 공화당을 지지한다고 적었다.

생존자인 애너스테이지아 보일란의 부친은 CNN을 통해 머서가 강의실에 들어와 교수를 쏘고 학생들 중 기독교인만 일어나게 한 뒤 ‘좋아, 너희들은 기독교인이니까1초 뒤에 신과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한 뒤 해당 학생들을 사살했다고 전했다.

목격자의 가족이라고 주장한 한 네티즌도 트위터를 통해 “범인이 ‘기독교인이냐’고 물어본 뒤 ‘그렇다’고 답하면 머리를 쏘고 ‘아니다’고 하거나 답을 하지 않으면다리를 쐈다”고 적었다.

이와 관련해 머서는 한 데이트 사이트에 자신에 대해 믿는 종교가 없고 ‘혼혈’이며 ‘보수적인 공화당 지지자’라고 소개했다.

또 이 사이트의 ‘조직화된 종교를 싫어하는 모임’에도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에 따르면 머서는 방탄복을 착용하고 권총 3정과 소총 1정, 장시간 총격전을 벌일 수 있을 만큼 많은 탄약을 소지하고 학교에 침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학교 건물 2개동을 돌아다니면서 최소 2개의 강의실에서 총기를 난사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범인을 제압하고 당시 강의실에 있던 학생들을 구하기 위해 ‘영웅적인 행동’을 했다고 이 지역을 관할하는 더글러스 카운티의 존 핸린 경찰서장은 밝혔다.

머서는 현장에 출동한 경찰과 총격전을 벌이다가 숨진 것으로 알려졌으나, 경찰당국은 그가 사살됐는지, 아니면 자살한 것인지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 머서를 포함해 이번 사건의 사망자는 현재까지 10명으로 집계됐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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