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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통법에 울고 웃었다”는 LG-애플, 1년만에 다시 맞붙는다
뉴스종합| 2015-10-05 09:17
[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스마트폰이 성숙기에 접어들어 시장 활성화를 위한 보완책이 필요하다, 단통법 지원금 상한선 조정이 필요하다”(LG전자 조성하 MC사업본부 부사장)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가 출시된 이후 한국 많은 소비자들이 우리 제품에 관심을 보여주셨다”(애플코리아 리차드 윤 대표)

지난달 14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LG전자 조성하 부사장과 애플코리아의 리차드 윤 대표가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시행 이후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각각 자사제품의 판매량 추이 변화에 대해 설명한 답변이다. “단통법 때문”이라고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단통법에 대한 두 회사의 ‘입장차’를 보여주기엔 충분했다. 

LG전자의 새 전략프리미엄폰 V10과 애플 아이폰6sㆍ6s플러스.

업계 일각에서 단통법 효과의 대표적인 피해자와 수혜자로 지목됐던 LG전자와 아이폰이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신제품으로 다시 맞붙는다. LG전자는 지난 1일 새로운 전략 프리미엄폰 ‘V10’을 발표하고 오는 8일 한국을 시작으로 글로벌 판매에 나선다. 애플은 아이폰6sㆍ6s플러스를 이르면 이달말 한국에서 출시한다. 국내 시장에서는 ‘삼성페이’로 흥행몰이를 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에 맞서 LG전자와 애플이 나란히 점유율 확대에 나서는 모양새다.

LG전자는 단통법 시행 이후 경영 상황이 급격히 악화되자 이미 지난 6월 말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에 잇따라 찾아가 지원금 상한액 폐지 등 단통법 개선을 촉구했다. 보조금 상한제로 인해 국산 브랜드와 외산 스마트폰간의 가격 차이가 없어지면서 애플 아이폰만 반사이익을 얻었다는 주장이었다. 실제 지난해 10월부터 애플 아이폰이 한국에서는 전례없이 잘 팔렸다. 미래부 집계에 따르면 아이폰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7~9월까지만 해도 5.3%에 그쳤으나 단통법 시행 직후인 같은해 10~12월엔 27.3%까지 껑충 올랐으며 올해 들어서도 두자릿수의 고공행진을 계속 해왔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1~8월 70만원 이상의 국내 프리미엄폰 판매량은 640만대로 단통법 시행 이전인 지난해 같은 기간(750만대)보다 15% 가까이 줄어든 반면, 아이폰 판매량은 220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90만대)보다 144% 늘었다. 이에 대해 업계일부에서는 보조금이 묶이면서 어차피 비슷한 가격이면 갤럭시S나 G시리즈 대신 아이폰을 써보자는 소비자들이 급증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LG전자의 새 전략프리미엄폰 V10과 애플 아이폰6sㆍ6s플러스.

애플 아이폰이 단통법 시행 이후 전례없는 특수를 누린 것은 아이폰이 화면을 대폭 키우고, 지난해 10월 LG유플러스가 아이폰 판매에 새로 가세한데 따른 것이기도 하다.

올해는 일단 아이폰이 누렸던 ‘특수’가 사라졌다. ‘아이폰의 첫 대화면 모델’이라는 충격파도 없어졌고, 새로운 통신사가 가세하지도 않았다. 이에 따라 지난해 점유율을 기준으로 한다면 아이폰 6sㆍ6s플러스의 판매추이는 ‘단통법 효과’를 가늠할 잣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기존의 G시리즈를 넘어선 ‘슈퍼프리미엄폰’임을 강조하면서도 V10의 출고가를 기존 플래그십 모델보다 대폭 낮춘 79만원대로 책정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나 애플 아이폰보다도 10만원 이상 저렴하다. 단통법의 보조금 상한제로 묶인 가격경쟁력을 출고가 인하로 돌파해보자는 전략이다.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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