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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스타트업, ‘정글의 법칙’⑥]“기업의 생생한 ‘민낯’, ‘숨은 진주’ 찾아 공유” 잡플래닛
뉴스종합| 2015-10-15 07:48
[헤럴드경제=황유진 기자]“일하기 좋은 회사, 직원들의 근무환경 개선에 노력을 기울이는 회사, 그런 ‘숨은 진주’같은 회사를 많이 발굴해 구직자들이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이 잡플래닛이 하고 있고 또 앞으로 계속 해야 할 일입니다.”

취업시즌을 맞아 ‘이태백’(20대의 태반이 백수)을 넘어 ‘이구백’(20대의 90%가 백수)라는 말이 현실을 대변하고 있다. 구직자들은 ‘대기업 취업하기란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는 것 보다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반면, 채용 현장에서는 ‘인재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말이 나온다. 이미 누구나 다 아는 대기업에만 구직자들이 몰리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구직시장과 구인시장은 불필요한 각개전투를 해온 셈이다.

황희승 잡플래닛 대표는 “리뷰를 바탕으로 숨어있는 좋은 기업을 발굴해 널리 알리는 일이 단순히 일방향적이었던 기존의 구인ㆍ구직서비스를 개선하는 일이기도 하지만, 나아가 기업문화를 개선하고 직장인이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데도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황희승 잡플래닛 대표는 “이런 아이러니가 생기는 이유는 구인ㆍ구직자간 정보의 비대칭 혹은 기업간 정보 불평등 때문인데 이를 해소하기 위해 잡플래닛을 시작하게 됐다”면서 “알려지지 않은 좋은 회사를 발굴하고 정보를 투명하고 평등하게 공유하는 서비스를 만들어 가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구인ㆍ구직 서비스, ‘조건나열식, 취업 중매’ 벗어나야=4년제 정규대학(원) 졸업자ㆍ토익, 텝스 등 영어성적 보유자ㆍ상경계열 및 중국어 능통자 우대. 현재 한 취업사이트에서 제공하는 기업의 채용 공고다. 신입사원 선발을 위해 기업이 원하는 조건만 빽빽하게 나열돼 있다. 기업이 직원들을 위해 어떤 근무 환경과 복지를 제공하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는 전무하다. 직장인들이 잦은 이직을 반복하는 이유도 기업이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조건나열식 정보만 보고 입사했다가 실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황 대표는 “잡플래닛은 기존의 구인ㆍ구직 정보 사이트와 달리 직장인과 취업준비생, 기업이 함께 만드는 기업 정보 소셜 미디어를 지향한다”면서 “각 기업에 근무 중이거나, 근무한 임직원이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한 기업 리뷰를 공유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구직자는 기업의 생생한 ‘민낯’을 그대로 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진짜 좋은 회사 추천, 국경 넘나들며 서비스 할 것=잡플래닛은 구직자들에게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훌륭한 복지와 근무환경을 제공하는 회사들을 알리기 위해 최근 ‘직원 추천 기업‘ 채용 소식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잡플래닛에 리뷰가 등록된 기업 중 직원 만족도가 상위 5%에 속한 기업의 채용 공고만 모아 보여주는 것이다.

채용 공고의 내용도 기본적인 자격요건 외에 해당 기업을 한 마디로 파악할 수 있는 ‘헤드 카피’와 채용 대상 직무에서 지금 일하는 직원의 ‘인터뷰 동영상’을 함께 제공해 구직자가 해당 기업의 면면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황 대표는 “진짜 좋은 회사를 발굴하겠다는 잡플래닛의 노력이 각 기업에는 지금보다 더 나은 기업문화를 만들어가려는 동기를 부여하고 구직자에게는 자신과 잘 맞는 기업을 찾아 입사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기회로 작용한다면 우리 사회 전체의 ‘행복지수’도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잡플래닛은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태국, 브라질 등의 개도국 취업 시장도 주목하고 있다. 현재 인구가 2억명에 달하는 인도네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 서비스 확대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는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대만 등 동남아시아 시장과 브라질 등의 남미지역에서는 평생직장이라는 개념보다는 경력관리를 하면서 이직을 하는 문화가 있어 기업정보공유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높다”면서 “국내와 해외 시장을 구분하지 않고 시장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우리가 먼저 ‘좋은 회사’ 돼야, 올 연말 ‘기업 백과’ 출간=좋은 회사를 발굴하는 일을 하는 만큼 황 대표는 ‘잡플래닛’이 먼저 좋은 회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자가 불편하다는 우리 회사에 대한 리뷰를 보고 당장 전체 의자를 교체하고 장비가 미흡하다는 반응에 누구나 원하는 IT기기를 제공받아 일을 할 수 있도록 바꿨다”면서 “우리부터가 먼저 좋은 회사인지 끊임없이 반문한다”고 말했다. 또 “기업 차원의 서비스 외에 잡플래닛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지난해 4월 서비스를 시작한 잡플래닛은 올해 10월 기준 서비스 이용자는 월 평균 300만 명, 누적 기업 리뷰와 정보는 52만 건을 기록했다. 리뷰는 매일 평균 2000건 이상 등록되고 있다. 축적되는 데이터를 분석하면 결국 우리 사회의 ‘직업관’, ‘선호하는 직종’, ‘기업 현황’ 등을 한 눈에 알 수 있는 귀한 정보가 된다.

황 대표는 “잡플래닛이 축적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업 백과를 제작해 올 연말부터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어느 시대나 존재할 수 밖에 없는 ‘밥벌이’와 관련된 서비스를 하는 만큼 이를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유의미하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잡플래닛의 서비스를 통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려면 결국 더 많은 사람들이 편리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앞으로 구직자에게 딱 맞는 채용 큐레이션 서비스를 추가하고 모바일 채용 서비스도 더욱 고도화 해나갈 방침”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hyjgo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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