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정보
[내일 세계 척추의 날]허리디스크 환자 급증…다만 수술해야할 이는 일부
라이프| 2015-10-15 11:14
- 성인 인구 65~80%, 일생 중 한번 이상 요통 증상 겪어
- 국내 허리디스크 환자 5년새 22% 증가, 약 196만명 허리디스크 호소
- 영ㆍ미 디스크 가이드라인, 수술적 신호 없으면 보존적 치료로 대부분 호전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매년 10월16일은 UN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세계척추의 날’이다. 현대인의 고질병이 되고 있는 척추 질환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이를 예방하기 위해 지난 2001년 지정됐다.

주로 허리나 목에 발생하는 척추 질환은 극심한 통증으로 인해 일상생활은 물론 경제활동마저 저하시킨다. 대표적인 척추 질환에는 추간판탈출증(허리디스크), 척추관협착증, 급성요추염좌, 척추측만증 등이 있다. 요통의 평생 성인 유병율은 65~80%에 이른다는 통계가 있다. 미국의 경우에도 일생 중 한번이라도 요통을 겪는 미 성인인구가 약 90%에 달한다는 보고도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최근 5년(2010~2014년) 동안 ‘허리디스크‘ 진료인원은 2010년 161만4820명에서 2014년 196만7564명으로 5년 전에 비해 약 35만명(21.8%) 증가했다. 연평균 약 5.4%씩 증가한 셈이다.

이 기간 총 진료비도 2010년 약 4603억원에서 2014년 약 5548억원으로 약 945억원(20.5%)이 증가했다.

이는 노년층의 증가와 잘못된 자세습관으로 인한 3040대 환자가 큰 폭으로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특히 3040대 환자의 경우 컴퓨터의 사용이 많아지면서 앉아있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잘못된 자세로 인한 ‘퇴행성디스크’가 나타나기 쉽다.

‘퇴행성디스크’는 일반적으로 허리 통증과 함께 엉덩이 부위가 시리고 아프며, 다리가 저리고 당기는 증상이 나타난다. 같은 허리디스크라 하더라도 신경이 눌리는 위치에 따라 통증 부위가 다르게 나타나는데, 허리를 앞으로 굽힐 때 통증이 심하다가 쉬면 일단 괜찮아지지만 오래 서 있거나 걸으면 다시 통증이 심해지는 특징이 있다.

자생한방병원 박종훈 의무원장은 “직장 업무, 육아 등 쉴 틈 없이 척추를 사용하고 자신의 건강에 소홀해지기 쉬운 30~40대 환자도 꾸준히 증가 추세에 있다”며 “건강검진을 정기적으로 하듯이 척추도 아프기 전에 검진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리디스크 환자는 늘고 있지만 수술할 환자는 일부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제공=자생한방병원]

허리디스크 수술 증가…환자 대부분 “불만족 또는 재수술 의향 없어”

국내 허리디스크 수술 횟수는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허리디스크 수술 집계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2006년엔 9만292명에서 2013년 16만3518명으로 81%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척추디스크 수술비용 총액은 2006년 2960억원에서 2013년 4810억원으로 약2000억원 가까이 늘었다.

척추전문병원이 본격적으로 생기기 시작한 1999년 허리디스크 수술 환자(1만5962명)와 비교하면 무려 9배 이상 늘어났다.

척추수술 환자는 크게 증가했지만 이에 대한 환자 만족도는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통증학회가 지난해 9월 실시한 척추수술 환자 만족도 조사에서 전체 환자의 약 23%만이 척추수술에 ‘만족’한다고 응답했으며, 환자 75%는 수술 경과에 대해 불만족하거나 향후 재수술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박 의무원장은 “수술 치료와 비수술 치료를 비교하는 논문으로 가장 많이 인용되는 웨버(Weber) 의 논문에서도 장기적으로 보면 차이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며 “수술적 신호인 괄약근 이상이나 매우 심한 난치성 통증이 아니면 보존적 치료를 우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미국이나 영국 , 이스라엘 임상 가이드라인에서는 방사통이나 요통이 극심한 때, 마미총증후군이 발생한 경우에만 수술이 필요하다고 규정했다. 대한통증학회도 척추 디스크의 70∼80%는 적절한 약물과 시술 만으로도 자연 치료가 된다고 정의했다.

한방진료 대안 되나…3명중 2명 만족감 나타내=의사와 환자 모두 보존적 치료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한방 비수술 치료가 대안이 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조사한 한방의료이용 및 소비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허리디스크와 같은 근육골격계 및 결합조직으로 한방병원이나 한의원을 찾은 환자가 절반(50.2%)을 차지했다.

한방진료의 전반적인 만족도에서도 5점 만점에 외래 3.7점, 입원 4.0점이었고, 향후 한방의료를 이용하고 싶다는 정도는 4점 만점에 2.9점으로 조사됐다. 또한 국민 3명중 2명(66.9%)은 한방진료에 대해 만족감을 나타냈다.

한방병원의 연구 활동도 디스크 치료에 고무적이다.

자생한방병원은 미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교 재활의학과와 디스크 환자 128명을 추나수기치료 및 특수침치료, 추나약물치료에 대한 공동연구를 실시한 결과 환자 95%가 허리 통증과 하지방산통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는 연구 결과를 SCI급 국제학술지 ‘컴플리멘터리 테라피스 인 메디신’에 발표한 바 있다.

추나요법은 오는 2018년 건강보험 급여화를 앞두고, 현재 보건복지부 시범사업을 거치고 있다. 추나요법에 대한 환자의 부담액이 줄어들면 디스크 치료의 대안이 될 지 주목된다.

thlee@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