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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불법 체류자 21만여명…단속공무원은 고작 150명
뉴스종합| 2015-10-15 11:35
#1. 14일 오전 경기 평택시의 한 우체국 지점에서 동남아인으로 추정되는 30대 남자가 침임해 직원들을 위협한 뒤 1만원권 200장을 빼앗아 달아났다. 범행 시간은 채 1분도 되지 않았다. 경찰은 범인이 불법체류자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추적에 나섰다.

#2. 최근에는 평소 직장 동료들이 자신을 멸시하고 괴롭힌다고 생각해 흉기로 동료 한 사람을 살해하고 다른 한 사람에게 중상을 입힌 조선족 불법체류자에게 징역 22년의 중형이 선고됐다. 아내와 동거녀 등을 무참히 살해하고 유기한 김하일과 박춘풍 역시 모두 불법체류자였다.

외국인 범죄가 매년 증가하는 가운데 국내 체류 자격을 위반한 불법체류자들의 범행 역시 날로 흉포화ㆍ다양화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불법체류자에 대한 관리 강화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고질적인 인력 부족으로 적지 않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15일 법무부에 따르면 현재 전국의 출입국사무소 등 불법체류자를 단속하는 정부 직원은 총 150명이다.

6월말 기준 국내 불법체류자 숫자가 21만2596명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직원 1명이 무려 1400명의 불법체류 인원을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

그마저도 150명 직원이 불법체류 단속만을 전담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출입국관리 위반 사범 처리, 실태조사, 외국인 보호업무 등 다양한 일을 겸직하고 있어 크고 작은 업무 과중에 시달리고 있다.

한 출입국관리소 직원은 “매주 20~30명 가량의 불법체류자를 찾아내 출국조치 명령 등을 내리고 있지만, 인원이 부족해서 유흥업소 등 제한된 장소만 단속하는 실정”이라며 “다른 부분은 신고와 제보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단속 현장에서 일촉즉발의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불법체류자들이 흉기를 들고 필사적으로 저항하는가 하면 고층 건물에 올라가 “투신하겠다”고 정부 직원을 오히려 위협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하지만 불의의 사고라도 생길 경우 국제적 문제로 비화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직원들이 소극적으로 대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비해, 일본의 경우 불법체류자를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어 한국과 대비되고 있다.

우선 단속 직원 1인당 관리하는 불법체류자가 70명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인력을 확충했고, 여기에 외국인 입국자를 상대로 지문 채취를 하고 얼굴 인식 시스템도 적용한다.

이동희 경찰대 법학과 교수는 “외국인범죄의 경우 내국인과 달리 신상ㆍ범죄경력정보, 개인식별정보 등을 확보하기 어려워 수사망을 피해갈 확률이 높고, 불법체류자라면 더 그렇다”며 “이에 대한 범국가적 종합대책과 더불어 주변 국가들과의 협력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양대근 기자/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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