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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소통 홍수시대…관계맺기 정말 되나요?
뉴스종합| 2015-10-21 11:08
스마트폰사용 하루평균 2시간20분
너도나도 페북·트위터등 열중
정작 연속성있는 관계는 글쎄요
어려울때 의지할 친구 OECD꼴찌
사생활침해등 피로감 호소도


‘SOS(구조요청) 외치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스마트폰 강국인 우리나라의 국민들은 24시간 ‘관계’(relationship)에 노출된 사회에 살아가고 있다.

수시로 울리는 알림음 소리가 보여주듯 모바일 메신저나 SNS 등을 통해 인류 역사상 대인 관계에 가장 열을 쏟는 시대에 사는 사람들이기도 하다.

하지만 SNS를 통한 관계 맺기에 열중할수록 더 큰 소외감을 느끼게 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소통의 홍수 속에 살아가지만 정작 필요할 때 도움을 구할만한 사람이 없는 관계의 ‘풍요 속 빈곤’이 스마트폰 시대의 슬픈 자화상이란 분석이다.


▶SNS 친구맺기 열풍…하지만 정작 ‘힘들때 의지할 관계’는 세계 꼴찌= KT경제경영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8명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 보급률은 83%로, 전세계에서 4번째로 높다.

제일DnA 센터에 따르면 우리 국민은 스마트폰 사용에 하루 평균 2시간20분을 소비하고 있다. 평균 식사ㆍ간식 시간(1시간56분, 2014년 기준)보다 길다.

스마트폰으로 가장 많이 하는 건 게임ㆍ동영상 등 디지털 놀이(52분)이며, 메신저와 SNS 등 인맥 관리ㆍ소통 앱에도 이와 비슷한 50분을 쓰고 있다.

이처럼 온 나라가 사회관계망에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하고 있음에도, 실제 관계성 면에선 되레 퇴화를 겪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채팅앱이나 SNS 상에서 클릭 한번으로 다수의 사람들과 이른바 ‘친구맺기’를 할 순 있지만, 끈끈하고 연속성 있는 관계로 발전될 가능성은 낮기 때문이다. OECD(경제협력개발) 기구가 최근 발표한 ‘2015 삶의 질(How’s life?)’ 보고서에 따르면 ‘사회관계 지원(Social network support)’ 부문에서 한국은 34개 회원국 가운데 최하위를 차지했다.

이 항목은 어려울 때 의지할 친구나 지인, 친척 등이 있는지 여부를 점수화한 것으로 우리나라는 72.37점을 기록해 가장 낮았다. OCED 평균(88.02점)에도 크게 미치지 못했다.

SNS상 친구맺기 열풍에도 불구, 정작 휴가때에는 친구 없이 혼자 보내는 ‘나홀로족’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발표한 국민여가활동조사에 따르면 전체 국민 중 56.8%가 혼자 여가활동을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대가 71.1%로 이같은 응답이 가장 높았다. 


▶사생활 침해하는 SNS…피로감에 익명 SNS도 등장=SNS로 피로감을 느낀다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직장인 이모(30) 씨는 “불금(불타는 금요일)에 사진을 찍어 올리지 않으면 잘 나가지 않는 것처럼 보여 억지로 연출한 사진을 올릴 때가 있다”고 말했다.

경북대 경상대학 경영학부 박현선씨가 한국지능정보시스템학회 학술대회 논문집에 게재한 ‘SNS 스트레스와 이용의도 저하에 관한 연구’를 보면 이같은 현상이 잘 나타나 있다.

362명의 20세 이상 남녀를 조사한 결과 SNS에서 다른 사람의 평가를 의식해 가식적인 표현을 사용하거나 남에게 인정받으려고 신경쓰는 정도가 높을수록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하지 않는 사람과 SNS에서 친구가 돼 원치 않는 교류를 하게 될 부담도 스트레스를 제공하는 원인으로 꼽혔다. 사생활 침해 가능성이 커지거나, 광범위한 정보가 쏟아지는 것 또한 SNS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가운데 익명으로 글을 올리는 SNS도 각광을 받고 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SNS를 통해 실제적인 관계를 맺는 것은 아웃라이어(이례적 현상)라 3% 미만으로 통계상으로도 무의미한 수치”라며 “가끔 미칠듯이 밉더라도 얼굴을 마주보며 함께 지내는 사람들이 진정한 의미에서의 인간관계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서경원 기자/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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