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라홀딩스 산하 M&A팀 신설 그룹확장 총력…그룹 재건·지주사 기반 구축 등 그의 프로젝트 관심
정 회장은 “그룹 정상화를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버리고 빈 마음으로 전력투구할 것입니다. 우리 모두 강한 믿음과 의지 그리고 강한 용기로 1980년대 그룹 재기의 신화를 일궈냅시다”고 직원들은 다독인다. 이듬해 한라그룹은 구조조정안을 발표하면서 고삐를 죈다.
10년이 흐른 2008년. 정 회장에게 인생 최고의 순간이 다가왔다. 그는 최근 열린 신입사원과 토크 콘서트에서 ‘인생 최고의 순간을 꼽아달라’는 직원들의 질문에 “2000년대 초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끝내고 2008년 (자동차부품회사) 만도를 다시 찾아왔을 때”라고 기억했다. 만도는 한라그룹의 모체이자 그룹의 70%를 차지하는 주력 계열사.
정 회장은 과거를 이렇게 회상했다. “우물 안 개구리처럼 자신만이 옳다고 여긴 나머지, 세상의 변화를 감지하지 못하고 실기한 적도 있었다. 또 집중해야 할 시기에 오히려 역량을 분산시킴으로써 어려움을 자초했다.”
이런 시련은 한라그룹에게 큰 밑거름이 됐다. 정 회장은 이제 ‘선택과 집중’을 강조한다. 한라그룹은 지난 7월 1일을 기점으로 그 이전을 ‘그룹의 재건과 도약’, 그 이후를 ‘지주회사 체제의 시작과 영속기업 기반 구축’의 시기로 정했다. 중심에는 인수ㆍ합병(M&A)이 자리잡고 있다. 정 회장은 최근 한라홀딩스의 미래전략실 산하에 M&A팀을 신설했다. M&A 시장에서 쓴 잔을 들이킨 정 회장은 올해부터 실지(失地) 회복을 통한 그룹확장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바른 선택은 미래를 보는 혜안과 통찰력으로 대내외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을 의미하는 것이며, 집중은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에 역량을 모으는 실천이다.” 정 회장의 실지 회복 프로젝트가 기대된다.
조동석 기자/dsch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