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가성비 오덕] 4.6인치 취향저격폰, 소니 엑스페리아 Z5 콤팩트
뉴스종합| 2015-10-24 09:01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엑스페리아 Z5 콤팩트(Xperia Z5 Compactㆍ이하 Z5 콤팩트)’는 소니가 새롭게 선보인 Z5 시리즈이자 절치부심의 결과물이다. 전작인 엑스페리아 Z4가 엑스페리아 Z3의 파생모델로 공개되면서 엑스페리아 Z3 콤팩트의 정식 차기작이 됐다.

Z5 콤팩트는 지난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IFA) 2015’에서 소개되며 화제와 논란을 한몸에 받았다. 소니의 독자 기술을 집약시킨 것과 디자인이 ‘화제’였다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에 퀄컴 스냅드래곤 810을 선택한 승부수는 ‘논란’으로 이어졌다. 앞서 스냅 810을 탑재했던 Z3 플러스가 발열과 성능 논란으로 진통을 겪은 탓이다. 다운그레이드에 대한 부담을 넘어, 결국 소니는 스냅 810으로 다시 도전장을 던졌다.

 
소니 엑스페리아 Z5 콤팩트는 4.6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휴대성과 성능을 동시에 잡은 플래그십 시리즈다.

따라서 사양만 본다면 기대치를 뛰어넘지 않는다. 앞서 언급한 AP 스냅 810 외에 코어텍스 A53 1.5Ghz 쿼드코어와 코어텍스 A57 2.0GHz 쿼드코어를 합친 64비트 옥타코어, 퀄컴 아드레노 430 600MHz, 2GB LPDDR4 SDRAM을 탑재했다. 지문인식 전원버튼과 유심슬롯 등을 제외하면 눈에 띄는 개선점은 없는 셈이다.

외신과 해외 사용자들은 소니의 달라진 디자인 문법과 최적화에 주목했다. Z5 콤팩트의 외관은 호불호가 갈릴 가능성이 크지만, 여전히 깔끔하고 아름답다. 시리즈 간 완벽한 패밀리룩을 이루며 ‘옴니밸런스’라는 일관된 철학을 강조했다. 일체형 배터리에 IP68 등급의 방진ㆍ방수 기능을 유지한 대목에선 소니의 고집마저 느껴진다. 
 
아이폰6보다 0.1인치 작지만 전체 크기는 아이폰5보다 약간 크다. 패키지엔 어댑터와 케이블, 설명서,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이 포함된다.
지문인식 전원키는 빠르고 편하다. 일체형 배터리로 마이크로유심- 확장형 SD카드 슬롯은 반대편에 배치됐다. 슬럿 커버 아래엔 스트랩 장착용 구멍이 있다.

구매 포인트는 바로 한 손에 들어오는 작은 크기다. 아이폰6와 0.1인치 차이인 4.6 디스플레이를 갖추면서 얇은 베젤로 아이폰5보다 약간 큰 수준으로 마감됐다. 5인치 이상 스마트폰이 대세인 요즘, 휴대성이 강조된 작은 스마트폰을 원하는 소비자에겐 금상첨화다. ‘과도기적 제품’이라는 꼬리표는 아쉽지만, 플래그십 사양의 콤팩트 모델이라는 특징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귀한 존재가 됐다.

소니는 Z5 콤팩트에 자신들이 잘할 수 있는 기술들을 모두 쏟아부었다. 그간 쌓아온 카메라ㆍ렌즈 노하우, ‘워크맨’의 유전자를 이어받은 고음질 플레이어 기능이 그것이다. 특히 카메라는 프랑스 분석 사이트 DxOMark에서 최고점을 부여할 정도로 뛰어난 성능을 자랑한다. 


유료 플레이어 앱이 필요없을 정도로 워크맨 앱의 완성도는 뛰어나다. (왼쪽 위) 고해상도 음원엔 HR 표시가 된다. 압축된 음원이라면 고대역 사운드를 복원하는 DSEE HX를 선택하자.
소니 라이프로그는 사용자의 다양한 활동패턴을 인식하고 기록하는 재밌는 기능을 제공한다. 소니의 웨어러블과 결합된다면 200% 활용할 수 있다. 단 배터리와 데이터 소모는 주의할 것.

볼륨 버튼이 지문인식 버튼 아래, 셔터와 전원 버튼 사이에 있는 까닭은 카메라 앱을 실행해보면 알 수 있다. 카메라 앱을 구동하는 순간 볼륨 버튼은 줌 버튼이 된다. 반 셔터가 가능한 데다 줌 버튼을 함께 조작할 수 있어 콤팩트카메라 느낌을 느낄 수 있다. 0.03초 하이브리드 AF(오토포커스)도 만족스럽다. 셔터를 눌렀을 때 피사체에 초점을 맞추는 시간과 셔터가 닫히는 시간차는 '찰나'에 불과하다.

후면 카메라 화소는 2300만 화소로, 소니 모바일 이미지 센서 엑스모어 R이 탑재됐다. 1/2.3 인치 크기의 이미지 센서와 F/2.0 밝은 조리개는 광량이 부족한 환경에서도 보다 짧은 셔터속도를 보장한다. 여기에 최대 감도(ISO) 12800까지 지원한다. 손떨림 보정은 덤. 풀 수동모드 외에 다양한 모드들을 선택하거나 스토어에서 내려받을 수 있어 확장성도 뛰어나다. 전면 카메라 화소는 500만 화소다.

고해상도 뮤직 플레이어 구매를 고려했다면 Z5 콤팩트가 대안이 될 수도 있다. LPCMㆍFLACㆍALACㆍDSD 등 고해상도 음원과 192kHz 24bit 하이-레스 오디오(Hi-Res Audio)를 지원한다. 음역대를 잘개 쪼개 고해상도로 바꿔주는 ‘DSEE HX’와 ‘클리어 오디오+’, 입맛대로 조절할 수 있는 이퀄라이저까지 품었다. 패키지에 포함된 이어폰의 사운드 품질은 다소 아쉽지만, ‘디지털 노이즈 캔슬링(DNC)’을 지원하는 이어폰을 연결하면 깨끗하고 강력한 사운드를 즐길 수 있다. 


(위)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리모트플레이는 게이머들에겐 축복받은 기능이다. 패드 거치대가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 반응속도와 화질도 준수한 편. (아래) 카메라 앱엔 다양한 모드가 제공된다. 스토어 내에서 효과를 내려받아 적용하기도 쉽다.

지문 인식 전원키는 빠르고 정확하다. 오른손 엄지에 최적화됐다는 일각의 평가와는 달리 최대 다섯 개까지 등록할 수 있어 원하는 손가락 지문을 모두 등록하면 된다. 잠금이 풀리는, 즉 지문을 인식하는 빠르기는 아이폰6와 비슷하거나 더 빠르게 느껴졌다.

결정적인 문제는 발열이다. 안드로이드 OS 스마트폰을 사용해온 사용자라면 타협할 수 있겠지만, 아이폰을 사용했던 사용자라면 불쾌감을 느낄 수 있다. 소니는 IFA 2015에서 듀얼 쿨링 시스템과 최적의 전력 설계로 스냅 810의 발열을 효과적으로 제어했다고 밝혔지만, Z5 콤팩트에서 최적이 전력설계를 느끼기는 힘들었다.

해외 벤치마크 사이트에선 Z5 콤팩트엔 Z5에 존재하는 쿨링 시스템이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진위는 확인할 수 없지만, 특히 네트워크에 따른 발열량이 높다. 성능 측정 앱에서 45도 이하로 표기될 때 느껴지는 온도는 월등하게 높다. 4K UHD 촬영 모드나 고사양 게임을 하면 장시간 손에 쥐지 못할 정도. 온도 상승으로 인한 시스템 다운 현상을 겪지 않았다는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엑스페리아 라운지는 별도의 스토어와 소니 채널이 결합된 서비스 앱이다. 엑스페리아에 최적화된 테마나 관련 앱, 소니가 제안하는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불안했던 롤리팝(안드로이드 버전 5.1.1) 최적화는 기대 이상이다. 일단 Z3 콤팩트에서 사용자들에게 불만을 샀던 어설픈 롤리팝은 없었다. 소니 고유의 UI(유저 인터페이스)와 결합해 매우 부드럽고 빠른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OS 최적화에 대한 고민이 치열했음을 증명하는 대목이다. 배터리 용량은 2700mAh. 발열이 배터리 성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감안해도 최적화와 낮은 해상도 인해 사용시간은 어떤 스마트폰보다 길었다.

자체 배터리 절약 기능이 탑재될 안드로이드 6.0 마시멜로(Marshmallow) 업그레이드 이후엔 사용시간이 더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소니 측이 밝힌 Z5 콤팩트 4G 대기시간은 최대 490시간, 업무를 보면서 잠들기 전 배터리를 확인하면 항상 40% 이상의 잔여량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절전모드는 스태미너 모드와 울트라 스태미너 모드, 배터리 부족모드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네트워크와 백그라운드 앱을 제어하는 방식이라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

 
2300만 화소는 4:3 비율에서 지원한다. 결과물의 크기는 5520x4140. 액정의 전체영역을 활용하는 16:9 비율에선 2000만 화소로 작동된다. F/2.0 1/32sec ISO-125
'프리미엄 자동' 모드에서 조리개는 밝은 값을 유지하려는 성향이 짙다. 따라서 자동모드라도 적절하게 밝기를 조절하는 것이 좋다. F/2.0 1/125sec ISO-50
노출보정이 애매하다면 HDR 모드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결과물이 어두운 이유는 밝기를 확 줄였기 때문. 낮은 감도가 눈에 띈다. F/2.0 1/2000sec ISO-40
조리개가 밝다는 것은 실내와 어두운 곳에서 강하다는 의미를 가진다. 형광등을 멀리서 켜놓은 어두운 상태에서도 감도와 짧은 셔터속도가 인상적이다. F/2.0 1/32sec ISO-160
카메라 앱엔 크리에이트 효과가 있어 색다른 연출을 할 수 있다. 파일이 크기 때문에 후보정도 유리하다. 단 크리에이트 모드로 촬영하면 결과물의 크기가 720X1280으로 줄어든다. F/2.0 1/1244sec ISO-40

Z5 콤팩트 가격은 해외기준 539달러(약 61만원)다. ‘취향저격’ 디자인과 휴대성만 놓고 본다면 누군가에겐 '완소 아이템'이 될 가능성이 크다. 높은 완성도와 적절한 디스플레이 크기, 화이트밸런스, 뛰어난 카메라, 고음질 플레이어 등 훌륭한 장점이 많다. 소니 플레이스테이션이 있다면 구매목록 최상위에 포함해도 좋다. 사용상 스로틀링으로 인한 성능 저하는 없었지만 발열을 직접적으로 느끼지 않으려면 케이스를 장착하는 것을 추천한다.

엑스페리아 Z5 콤팩트의 국내 출시는 미확정이다. 소니 관계자는 “국가별 전략적 판단에 따라 제품 출시 여부가 결정된다”면서 “엑스페리아 Z5 시리즈의 국내 출시 여부와 시기는 현재 알 수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andy@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