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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랩]‘미러클 곰’ 4번째 우승역사…초보감독 김태형의 리더십
엔터테인먼트| 2015-11-02 11:10
6위에서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국내프로야구에서 가장 충성도높은 팬층을 보유한 팀중 하나로 꼽히는 두산 베어스. 지난해 6위로 가을야구의 구경꾼이 됐다.

올해는 전혀 달랐다. 감독이 바뀌었고, 용병들은 부진했고, 마운드는 여전히 불안했지만 정규리그 3위에 이어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까지 치르는 살인적인 일정을 이겨내고 14년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기적을 일궈냈다.

82년, 95년, 2001년 우승 이후 14년간 ‘만년 우승후보’라는 달갑지않은 평가를 받아왔던 두산은 끈질긴 야구, 팀스피릿을 앞세워 최강 삼성을 누르고 챔피언이 됐다. 두산이 온갖 어려움을 딛고 우승을 한데는초보감독 김태형(48)의 힘을 빼놓을 수 없다. 


김경문에 이어 두산의 안방을 책임졌던 김태형 감독은 두산에서 선수생활을 했던 프랜차이즈 선수였지만 화려한 인물은 아니었다. 3년간 다른 팀 배터리 코치로 외도(?)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좋은 전력에도 가을야구 탈락의 아픔을 맛본 구단 고위층은 김태형을 감독으로 낙점했다. 감독경험이 전무한 초보 사령탑이 과연 명문 두산을 다시 일으켜세울 수 있을지 우려하는 시선도 존재했다. 하지만 팀의 마스코트인 곰을 연상시키는 ‘뚝심’과 선수들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한 ‘김태형 야구’는 데뷔 첫해에 화려하게 꽃을 피웠다.

화수분야구로 불릴만큼 두툼한 선수자원은 여전히 두산의 강점임에도 마운드는 늘 그렇듯이 두산의 아킬레스건이었다. 여기에 부동의 에이스 니퍼트는 오랜기간 마운드를 비웠고, 외국인 타자 자리는 구멍이었다.

여기에 포스트시즌에 들어서서 부상악재가 잇달아 터져나왔다. 정수빈이 손가락, 양의지가 발톱 부상을 당했고, 오재원도 성치 않았다. 하지만 선수들은 ‘쉴 수 없다’며 이를 악물었고, 이는 다른 선수들까지 긍정적인 전염을 시켰다.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지만 김태형 감독은 타선을 보니 이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불도저같은 뚝심으로 삼성을 몰아붙였고 끝내 승리했다. 포스트시즌 고비마다 상대벤치의 기싸움에 밀리지 않고, 선수들의 사기를 끌어올리는 입담도 초보감독의 그것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였다. 2015년 가을, 김태형과 ‘미러클 두산’은 그렇게 역사를 만들어냈다.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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