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유튜브 속 K팝가수…외국인 반응 달라졌다
헤럴드경제| 2015-11-03 11:41
김진호가 부른 ‘가족사진’등 감성 공감
이문세·유재하·김현식 노래도 꾸준히 찾아


유튜브는 K팝이 세계로 뻗어나가 한류로 인기를 얻게 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1~2년 사이 유튜브 속 K팝을 소비하는 외국인들의 반응에 약간의 변화가 생겼다고 한다. 구글코리아 유튜브파트너십 서황욱 총괄 상무는 “유튜브에서 SG워너비의 김진호와 넬, 이문세, 유재하, 김광석, 김현식의 노래를 듣는 외국인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유튜브를 살펴보면, 가수 김진호<사진>가 ‘가족사진’을 부르는 모습을 보는 외국인인의 표정이 담긴 동영상들이 있다. 처음에는 장난을 치며 가볍게 듣다가 노래가 점점 진행되자 슬픈 표정을 짓고, 그러다 다들 노래의 슬픈 감성에 젖어들어 엉엉 울고 있는 모습이다. 또 다른 이 노래의 동영상에는 서양의 여성 네티즌이 아예 손수건을 준비하고 이 노래를 들어라고 알려준다.


가사도 모르는 데 노래만 듣고도 서양인들이 크게 반응한다는 건 의미있는 신호다. 음악은 만국공용어이기 때문이다.

이 영상 댓글에는 가사 내용을 번역해 달라는 서양인들의 요구부터, 애절하고 슬프다는 소감까지 다양한 내용들이 자주 올라온다.

김진호가 직접 작사 작곡한 ‘가족사진’은 스토리가 있는 노래다. 김진호는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셨다. 그래서 가족사진이 별로 없다. 한 번은 어머니가 자신과 함께 찍은 사진에다 아버지의 조그만 증명사진을 합성해 붙여놓았다. 이 사진을 보고 김진호가 받은 느낌을 노래로 만든 것이다. 이런 내용을 알면 서양인들도 김진호의 애틋한 스토리를 공유하게 되는 것이다. 이밖에도 넬의 ‘청춘연가’와 ‘기억을 걷는 시간’에도 많은 서양인의 댓글이 달리고 있다.

아이돌 가수들이 90년대를 비롯한 과거 노래를 부르는 경우가 있다. 이를 들은 외국인들이 이 노래를 부른 원래 가수가 있음을 알게 됐다. 그러다 유튜브에서 이문세>유재하>김광석>김장훈>김현식 등의 노래를 찾아 듣는다는 것이다.

아이돌 그룹 중심으로 소비되는 K팝 한류에서 김진호, 넬, 이문세, 김광석과 같은 뮤지션들이 소비된다는 건 특별한 일이다. 물론 이런 게 대세는 아니다. 여전히 아이돌, 걸그룹들의 노래가 외국인에게 훨씬 더 잘 소비되고 있다.

하지만 김진호, 김광석의 노래도 서양인들이 좋아한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은 매우 중요하다. 아이돌 가수 위주의 단조로운 K팝 한류에 다양성을 입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서병기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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