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리얼푸드]수능 D-7, 엿을 반드시 먹어야 하는 이유
뉴스종합| 2015-11-05 10:12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12일)이 코 앞으로 다가오면서 수험생 주변 사람들은 응원 선물 준비에도 한창이다. 합격 기원 선물로 다양한 제품이 사랑받고 있지만 전통적인 선물은 역시 엿이다.

여기서 또다시 궁금증이 생긴다. 왜 시험에는 엿 선물이 오랜 관행으로 자리잡게 됐을까.

과거부터 각종 시험을 앞두고 사랑받아온 엿은 끈적끈적하게 달라붙는 특성은 물론 알고보면 수험생 컨디션 조절에도 좋은 식품이다. 엿의 효능이 시험과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의미다. 엿에 대해 알아본다. 

엿의 이미지. [사진제공=엿츠]

엿, 조선시대부터 합격 기원 선물

합격을 기원하는 의미로 엿과 찹쌀떡을 선물했던 풍습은 조선시대부터인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를 보러 가는 선비들이 엿을 봇짐에 넣고 다니거나, 입에 엿을 문 채 시험장으로 들어가기도 했다는 것. 수능시험이 시행되기 전, 각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학력고사를 시행했던 시절만 해도 시험 보는 날이 되면 각 학교 교문에 엿이 덕지덕지 붙어 있는 풍경이 많았던 것과 조선시대 풍경이 오버랩된다.

엿이 합격을 상징하는 이유는 끈적끈적한 엿의 특징 때문이다. 끈적끈적한 엿이 어딘가에 찰싹 붙으면 쉽게 떨어지지 않듯이 수험생이 원하는 시험에 떨어지지 않고 합격하라는 의미가 들어 있다. 이처럼 오랜 시간 합격을 기원하는 의미로 사용된 엿이기 때문에 전국에 전통을 지켜 내려온 엿들이 많다. 울릉도 호박엿, 강원도 원주에서 옥수수를 넣어 만든 황골엿, 전북 익산 황등면의 용산찹쌀엿, 기름기 없는 꿩고기를 엿과 고아낸 제주도 꿩엿 등이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전통 엿으로 명맥을 이어내려 오고 있다.

두뇌 회전 돕고 복통도 가라앉혀요

엿은 끈적끈적함을 이용한 합격 기원의 의미는 물론 수험생에게도 적합한 식품이다. 사실 끈적거리고 딱딱한 엿이 수험생 간식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많은데 엿의 성분과 효능을 들여다보면 이런 오해는 풀린다.

엿을 만들기 위해서는 보리의 싹을 틔운 다음 이를 말린다. 이것이 바로 엿기름(맥아). 이렇게 만든 엿기름에 들어 있는 맥아당은 설탕보다 두 배 이상의 포도당을 공급해 두뇌 회전을 활성화할 뿐 아니라, 철분과 엽산, 비타민B 등 다양한 효소가 들어 있다.

그 뿐만 아니라 칼륨과 칼슘도 시금치, 우유와 비교해도 몇 배가 많이 들어 있어 영양 성분이 뛰어나다. 엿은 이처럼 몸에도 좋을 뿐 아니라 뇌에도 좋은 영향을 끼친다. 조선의 왕들은 새벽에 이부자리에서 나오기도 전에 물엿을 두 숟가락씩 먹고 공부를 시작했다는 일화가 전해져 내려온다.

엿이 수험생에게 주는 또 다른 효능은 복통을 가라앉히는 것이다. 수능 스트레스 때문에 배가 아픈 수험생들에게 엿은 소화 장애와 배탈 증상 완화에 효과가 있다. 그래서 엿은 좋은 간식거리가 된다. 한의학에서 만성피로와 복통에 내리는 ‘소건중탕’이라는 처방에는 엿이 포함돼 있기도 하다.

oh@heraldcorp.com

[도움말=농식품정보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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