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김치의 변신…특별하거나 고급지거나
뉴스종합| 2015-11-09 11:07
소비 줄어 유통업계 차별화 전략
프리미엄 김치·과일무 등 선보여



김장시즌이 돌아왔다. 김치는 예나 지금이나 한국인의 ‘소울푸드’에 이름을 올리지만, 정작 한식 위주의 식문화가 다변화되면서 김치를 찾는 이들은 지속적으로 감소세다. 이처럼 김치 소비가 감소하는 가운데, 유통업체들이 김치 수요 잡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고급화, 차별화 전략으로 다양화되고 있는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몇년 새 김장 채소의 매출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9일 롯데마트에 따르면 지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간 김장 시즌인 11월 매출을 분석해 본 결과 배추, 무, 갓 등 주요 ‘김치 채소’의 매출은 2014년과 2013년에 각각 10.9%, 21.1%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마트 측은 “1인가구 및 맞벌이 가구가 증가해 집에서 식사하는 수요가 감소하면서 기초 반찬 중 하나인 김치가 식탁에 오르는 빈도가 줄어든 것도 김치 채소 매출 감소의 한 요인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치 수요 감소에 긴장한 것은 유통업계다. 김치를 먹는 이들이 줄어드는 가운데서도 소비자 기호를 파악, 변화하는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나름의 ‘김치 시장’을 공략하고 나섰다.

이마트는 ‘프리미엄 김치’시장의 성장에 주목하고 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시중 김치보다 가격은 10~15% 높은 프리미엄 김치는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프리미엄 김치는 태양초를 썼거나 배추를 절일 때 천일염을 쓰는 등 재료와 제조과정을 고급화한 상품을 말한다. 실제 이마트의 전체 김치 매출 중 프리미엄 김치 매출 비중은 2013년 6.6%에서 2014년 10.7%, 그리고 올해(2015년) 들어 18.3%까지 확대됐다. 


프리미엄 김치 시장의 성장에 주목한 이마트는 일찌감치 조선호텔이 운영하는 프리미엄 김치를 PL브랜드인 ‘피코크(PEACOCK)’로 상품화해 출시했다. 송이와 다시마로 만든 조선호텔 특제 소스를 가미하고 맛 김치, 열무 김치 등 국물이 들어간 김치에는 알칼리수인 지리산 물을 사용해서 조선호텔 김치의 감칠 맛과 시원한 맛을 원형 그대로 살려냈다. 국내산 제철 배추와 무, 신안 천일염, 국내산 고춧가루 등 고급 원재료만 사용해서 식품 안전성을 높인 점도 특징이다.

이마트 측은 “예전보다 김치 소비가 줄어들면서 조금을 먹더라도 더 좋은 원료로 만들고 맛이 좋은 김치를 찾는 소비자가 크게 늘었다”며 “최근 들어 식품 안전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질 좋은 국내산 김치를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롯데마트는 ‘이색채소’에 주목했다. 롯데마트는 김장철을 앞두고 빨간 과일무, 천수 무, 강화도 순무 등 ‘이색 김장 채소’들을 시세 대비 최대 30% 가량 저렴하게 판매한다. 감소하는 김치 채소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을 이색적인 재료로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오는 12일부터는 대한민국 종자명장 박동복 씨가 개발, 항암물질을 일반배추보다 30배 이상 함유하고 있는 ‘명장 배추’도 선보인다.

이종철 롯데마트 채소 MD(상품기획자)는 “국민들의 식습관, 생활습관이 변화하며 김장을 준비하는 소비자 수요도 예년만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처럼 감소하는 김장 수요를 늘리고 소비자 가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고 했다.

손미정 기자/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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