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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X파일] 8월 28일과 11월 12일 그들은…
뉴스종합| 2015-11-14 10:51
[헤럴드경제=장필수 기자] 여의도에서는 선거구획정 문제를 두고 여야 간 치열한 설전이 오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12일 오전만큼은 여야를 막론한 국회의원 모두가 일생일대의 시험을 치르는 수험생을 향해 덕담을 잊지 않았지요.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수험생 63만여 명을 향해 “오늘은 수능시험날이다. 이시간 누구보다 인생의 중요한 순간 맞이한 분은 수험생이고 올해는 수능 한파가 없어서 다행”이라며 “학부모님들께도 고생했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새누리당도 수험생을 향한 마음은 새정치연합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도 “오랜 시간 수험생과 가족 모두 고생 많았다”며 “실력을 100% 발휘해 수능대박을 이뤄내 목표를 달성하길 기원한다”고 당부했습니다.

그런데 덕담 후 이어진 두 사람의 발언은 달라집니다. 먼저 이 원내대표는 세월호 참사에 희생 당한 단원고 학생들을 언급합니다.

이 원내대표는 “지난해 4월 세월호와 함께 깊은 바다로 떠난 단원고 학생 250명. 피어나지 못했던, 어느 수험장의 주인공이 돼야 했을 너희를 절대 잊지 않겠다”며 “단원고 생존학생들에게도 위로의 말을 전한다”고 했습니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세월호 참사 대신 14일 민주노총집회를 비판합니다. 원 원내대표는 “14일에는 서울 소재 대학의 논술 및 면접고사가 예정돼 있다”며 “11만 4000명의 전국 수험생이 서울에 모이는데 같은 날 민노총을 비롯한 단체가 정권퇴진 민중총궐기를 진행해 서울 시내가 아수라장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수능을 둘러싼 두 사람의 발언 모두 각자의 정치적 의도를 담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또 원 원내대표의 12일 발언만으로 새누리당이 세월호 참사를 잊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원 원내대표는 지난 8월 28일에도 이 원내대표와 달랐습니다.

지난 8월 28일은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500일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이 원내대표 이날도 역시 세월호 참사를 언급했습니다.

이 원내대표는 “지난 2년 6개월은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 비정상의 범람이었다. 이렇게 평가하면 될지 모르겠다. 2014년 4월 16일, 500일 전 세월호 참사가 그 한가운데 일어났다”며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을 비판했습니다.

반면, 원 원내대표는 같은 날 정기국회 대책회의에서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어떤 발언도 하지 않았습니다. 왜 새누리당은 8월 28일에 이어 11월 12일까지 세월호 참사에 대해 한마디도 하지 않는 걸까요. 새누리당은 과연 세월호와 단원고 학생들은 머릿속에서 지워버린 걸까요.

다행히 시민들은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8월 28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는 세월호 500일 추모문화제가, 11월 12일에는 수능을 치지 못한 단원고 학생 250명을 추모하는 250개의 책가방이 놓였습니다.

essentia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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