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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일본 야구 日언론도 ‘패닉’ 6대 스포츠지 “사무라이 재팬의 침몰”
엔터테인먼트| 2015-11-20 08:04
韓 역전의 서막은 오재원 안타
日 괴물 투구를 오타니의 빠른 교체가 패착



[헤럴드경제]우리에게는 통쾌한 반전 드라마였지만 일본에게는 끔찍한 엔딩이 됐다.

일본이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5 WBSC 프리미어12’ 한국과의 준결승전에서 3-4로 패했다. 선발로 나선 ‘괴물 에이스’ 오타니 쇼헤이를 앞세워 3-0의 리드를 잡았던 일본이지만 오타니가 내려가자 맥없이 무너지며 결국 9회 통한의 역전패를 당한 것. 


이날 오타니는 7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삼진 11개를 솎아내는 등 괴력투를 선보였다. 개막전에 이어 두번째 만나는 오타니였지만 그럼에도 한국 타자들은 최고 160km/h의 빠른 공을 맞추기가 쉽지 않았다. 이날 한국은 오타니를 상대로 정근우 만이 유일하게 안타를 때려냈을 뿐이었다.

하지만 오타니가 내려간 9회, 노리모토가 대타 오재원과 손아섭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했고, 정근우에게 적시타를 맞고 한 점을 실점한 뒤 이용규에게 사구를 맞추고 내려갔다. 이어 마츠이가 김현수를 볼넷으로 내주면서 밀어내기로 2-3이 된 상황, 바뀐 투수 마스이에게 이대호가 적시타를 때려내고 점수를 뒤집었다.

그리고 9회말 정대현과 이현승이 리드를 지켜내면서 결국 한국이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대역전의 드라마를 쓴 것이다. 이에 한국은 열광했고 일본은 충격에 빠졌다.

이날 경기 직후 일본 6대 스포츠 신문은 일제히 ‘사무라이 재팬’의 충격적인 역전패라는 내용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전폭적인 지원과 응원을 받고 예선리그부터 전승행진을 펼쳤지만 준결승전에서 숙적 한국에게 굴욕적인 역전패를 당하자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것.


스포츠 닛폰은 ‘오타니의 쾌투, 그러나 빠른 교체의 미스’라는 1면 제목을 게재했다. 산스포츠 역시 ‘고쿠보의 미스’라는 제목으로 큼지막하게 1면 제목을 장식했다. 스포츠조호 역시 ‘고쿠보 재팬 계투미스’라고 적었다.

일본 야구 기자들 사이에서는 오타니의 빠른 교체와 9회 계투진의 어설픈 교체에 대한 비난이 이어졌다.

특히 ‘괴물 투구’를 펼치던 오타니 쇼헤이를 7회를 끝내고 내린 것에 아쉬움의 목소리가 가장 컸다. 


한국은 오타니에게 단 1안타에 그쳤고 11개의 탈삼진을 내주며 농락을 당했다. 일본은 8회부터 노리모토 다카히로를 마운드에 올렸는데 이것이 패착이 됐다. 오타니의 광속구를 접했던 한국타선에게 다음투수들의 볼은 오히려 치기가 편했던 것이다.

실제 경기가 끝난 뒤 일본 기자들은 인터뷰에 참석한 고쿠보 감독에 대해 ‘왜 오타니를 8회에 교체했나’, ‘(구위가 평범한) 마스이에게 이대호를 상대하게 했나’라는 공격적인 질문이 쏟아졌다.

일본 야구 관계자에 따르면 일본 대표팀은 경기 전 ‘오타니를 7이닝, 모리모토를 2이닝을 던지게 한다’는 내부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닛칸 스포츠는 ‘고쿠보의 실패’라고 이번 대회를 평가했다. 당초 우승을 목표로 하던 일본 대표팀의 목적이 좌절됐다는 것에 대한 일침이었다. 데일리 스포츠는 ‘멀어진 우승’이라는 제목으로 일본의 결승 진출에 회의적인 전망을 내놨다.

한편 믿을 수 없는 충격패에 한국 만큼 일본 커뮤니티도 뜨거웠다. 해외 반응을 전하는 사이트 ‘가생이닷컴’에 따르면 일본 네티즌들은 “한국이 강했다”, “오타니가 강해 방심하고 있었다”, “한국의 끈기와 집중력이 대단했다”고 혀를 내둘렀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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