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분쟁
차르의 복수…최첨단 S-400미사일 시리아 배치, 터키 주둔 미군 정조준
뉴스종합| 2015-11-26 09:29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미국과 러시아가 1962년 쿠바 미사일 사태 이후 최고의 대치상태로 돌입하게 됐다. 터키가 러시아 전투기를 격추시킨 데 대해 크레믈린이 시리아에 최신예 지대공 미사일시스템을 설치, 사실상 터키 주둔 미군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의 턱 밑에 칼을 들이대면서다.

러시아 정부는 시리아 북서부 라타키아에 S-400 대공미사일을 배치하는 중이라고 밝혔다고 25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이 전했다.

[사진=위키피디아]

2007년부터 실전배치된 S-400 대공미사일 시스템은 반경 600㎞까지 적에 대한 탐지가 가능하며, 사거리는 400㎞에 달하는 러시아의 최첨단 무기다. 탄도미사일을 포함한 모든 비행체, 심지어 미국 공군이 자랑하는 스텔스기까지 탐지해 요격할 수 있는 가공할 무기다.

IS는 공군전력이 전무하다. 따라서 러시아가 대공 무기를 배치한 것은 결국 터키와 미국의 항공기와 미사일을 겨냥한 셈이 된다. 이번 전투기 격추에 당장 직접적인 보복을 하지는 않겠지만, 다시 러시아 항공기에 대한 조준이 이뤄지면 대공미사일이나 전투기에 관계없이 요격하겠다는 의지인 셈이다.

익명의 한 미국 정부 관계자는 AFP에 “(S-400은) 누구에게나 심대한 위협이 되는 무기 체계”라며 “시리아 내 공중작전과 관련해 크게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전투기 격추 사건으로 러시아 내 여론은 심각하게 악화된 상태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등 뒤를 칼로 찔렸다”며 자극적인 표현도 아끼지 않았다.

25일(현지시간) 러시아 주재 터키 대사관 앞에서는 터키의 군용기 격추를 규탄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한 국영방송 정치 프로그램 진행자는 이번 사태를 1차 세계대전 발발의 계기가 된 1914년 프란츠 페르디난트 대공의 암살과 비교하기도 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러시아 유력 일간지인 코메르산트가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18.4%의 러시아 국민들이 ‘적절한 군사적 대응’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다만 ‘외교적 수단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응답이 45%로 더 많았다.

지난 해 미국 주도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러시아와 대립했다. 또 러시아는 옛 바르샤바조약기구(WTO)까지 끌어들이는 NATO의 동진(東進)에 상당한 위협을 느껴왔다. 특히 터키는 흑해를 두고 크림반도와 마주보고 있다. 러시아로서는 발 아래 위협이다. 시리아에 S-400을 배치하면 단숨에 터키 남부와 지중해 동부를 사정권에 둘 수 있다.

ygmoon@heraldcorp.com


* S-400(SA-21) 제원

- 최대속도: 마하 14

- 최대탐지거리: 600㎞

- 최대사거리: 400㎞(40N6 미사일)

- 최대사정고도: 56㎞(9m96e2 미사일)

- 최초실전배치: 2007년

- 동시탐지목표물수: 8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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