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오늘은 김장하기 좋은 날]겨울엔 동치미와 섞박지…‘사계절 김치’의 매력
뉴스종합| 2015-11-29 10:37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김치는 한국인의 식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음식이다. 식욕을 자극하는 붉은색에다 칼칼한 맛을 더해주는 부재료의 영양성분은 대단할 정도다. 먼저 마늘의 알리신 성분은 대사를 촉진시켜 항암작용의 역할을 한다. 무는 체액을 알칼리성으로 유지시키는 역할로 열량이 낮고 수분 함량이 94%로 많을 뿐만 아니라 디아스타제라는 효소가 소화를 촉진시켜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다.

파는 살균 효과가 있어 유기산, 유기염 등의 효소를 다량으로 보유하고 있다. 마늘과 같이 알리신이 있어 체내 비타민B1의 흡수를 도와준다. 소금은 해로운 미생물의 침입과 번식을 막아준다. 또한 고추에 함유된 캡사이신 성분은 인체의 신진대사를 활성화해 지방을 더 빠르게 연소시키는 역할을 한다. 다양한 채소들은 열량이 적고 식이섬유를 많이 함유해 체중조절에도 도움을 준다.

비타민C가 많은 김치는 고추, 파, 갓, 열무 등의 녹황색 채소가 많이 섞이면서 비타민A가 증가한다. 비타민C와 A는 면역 기관이 제 기능을 발휘하게 도와주며 대사 작용이 활발하게 작동하도록 한다. 항산화 작용을 통해 노화와 피부노화를 억제하기도 한다.

김치는 특히 ‘유산균의 보고’로 불린다. 유산균은 말 그대로 ‘몸에 유익한 균’이라는 뜻으로, 정장작용을 하고 소화를 도와준다. 식욕을 증진시키고 면역력 향상에도 도움을 준다. 잘 익은 김치에는 1g당 유산균이 1억 마리 이상 존재한다. 이는 요거트와 같은 일반 발효유 대비 10배 이상 많은 수치다. 유산균은 다양한 채소들이 한데 모여 ‘발효’라는 인고의 시간을 거치면서 생겨난다. 갓 담근 김치보다 잘 익은 김치에 유산균이 1000배 이상 많이 함유돼 있어, 건강을 생각한다면 적당히 잘 익은 김치를 먹는 것이 면역력 향상에 보다 효과적이다.

김치에도 계절이 있다. 요즘같은 겨울에는 무중에 최고로 꼽히는 겨울 무로 담근 동치미와 섞박지가 제격이고, 가을에는 총각김치와 고들빼기로 추곤증을 이겨낼 수 있다. 또 봄에는 파김치와 얼갈이김치가 입맛을 살려주며, 무더운 여름에는 영양소가 풍부한 제철 열무와 오이, 겉절이 김치로 건강을 챙길 수 있다. 사계절에 맞게 골라 먹는 계절김치를 살펴본다.

▶겨울김치…‘동치미’와 ‘섞박지’

‘겨울 무 먹고 트림을 하지 않으면 인삼 먹는 것보다 효과가 있다’는 속담이 있듯이 겨울 무는 무중에서도 최고로 꼽힌다. 겨울 무로 만드는 동치미와 섞박지는 최고의 겨울 김치다. 동치미는 국수, 냉면 등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어 겨울을 포함한 여름에도 사랑받고 있다. 동치미 안에 들어가는 무는 비타민C가 풍부해 겨울철 비타민 공급원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무에 풍부한 섬유소는 장내 노폐물을 제거하고, 디아스타제라는 효소는 음식 소화를 촉진해 소화불량에는 물론 다이어트에도 도움을 준다.

섞박지는 김장철에 김치를 담그면서 남은 재료들로 간단히 만들어 김장이 익기 전 많이 먹는 김치다. ‘무와 배추를 섞어 만든 김치’라고 해서 붙은 말로, 달짝지근한 무의 향을 그대로 살려 일반 깍두기보다 크게 뚝뚝 썰어 고춧가루와 액젓으로 버무려 담가 먹으면 시원하고 매콤, 아삭한 맛이 일품이다.


▶가을김치…‘총각김치’와 ‘고들빼기김치’

가을에 추곤증으로 소화가 안되고 기운이 없어 무기력할 때는 총각김치와 고들빼기김치가 좋다. 그대로 깎아 먹어도 될 정도로 수분이 많고 아삭한 가을 총각무는 무청이 적당히 달린 것으로 골라 김치를 담그면 감칠맛이 우수하다. 특유의 전분 분해 효소가 있어 소화를 잘 시켜주고 열을 내려주며, 식물성 섬유소가 풍부해 변비 예방에도 탁월하다. 무청에 들어있는 비타민C 함유량은 사과의 10배에 달할 정도로 풍부하다.

가을 고들빼기김치는 향이 진하고 고소해 겨우내 먹는다. 쌉쌀한 맛과 향기가 일품인 고들빼기김치는 인삼을 씹을 때의 맛과 비슷해 ‘인삼김치’라고도 불린다. 뿌리가 통통한 것을 골라야 고들빼기 특유의 쌉쌀한 맛을 잘 느낄 수 있는데, 쓴맛을 내는 사포닌 성분이 위장을 튼튼하게 하고 소화기능을 돕는다. 잠을 몰아내는 효과가 있어 가을 추곤증을 이겨내기에도 적합하다. 


▶봄김치…‘파김치’와 ‘얼갈이김치’

추운 겨울 잃었던 입맛을 되찾으려면, 향긋한 쪽파와 풋풋한 얼갈이가 제격이다. 쪽파는 튼튼한 섬유질로 구성돼 있어 대장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인체의 근육을 튼튼하게 만들어준다. 독특한 향기를 내는 성분이 소화액의 분비를 촉진시켜 땀의 배출과 이뇨작용을 돕는다. 비타민A 성분을 많이 함유해 낮과 밤의 기온차로 면역이 떨어지기 쉬운 봄, 감기를 예방할 수 있는 식품으로도 꼽힌다.

풋풋한 얼갈이김치는 영양이 가득하고 신선하다. ‘이른 봄 딱딱하게 언 땅을 갈아 심었다’고 해서 붙은 명칭인 ‘얼갈이’는 겨우내부터 봄까지 잘 자란 배추이기때문에 아삭한 식감이 우수하다.

특히 얼갈이배추는 조리해도 영양 손실이 적은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배추는 수용성 비타민C와 칼슘 성분이 물에 닿거나 가열하면 쉽게 파괴되지만, 얼갈이배추는 영양파괴가 적어 봄철 부족한 영양을 섭취하기에 최고의 반찬이다.  


▶여름김치…열무ㆍ오이ㆍ겉절이김치


풍부한 식이섬유를 포함하고 있는 여름 제철 재료로는 지금이 한창인 열무와 오이가 대표격이다. ‘어린 무’를 뜻하는 열무는 무더운 여름철, 더위를 식혀주는 대표적인 음식으로 꼽힌다. 예로부터 원기를 북돋아주는 보양식품으로 즐겼던 열무는 몸에 열이 많은 사람들에게 특히 좋다.

열무는 동의보감에서 장기의 나쁜 기운을 씻어주는 채소라는 말로 표현돼 있다.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는 ‘사포닌’이 함유돼 있어 고혈압과 동맥경화를 예방해준다. 식이섬유가 풍부해 변비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특히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철 수분과 염분을 보충하기에 적절한 열무김치는 맛이 칼칼하고 시원해 잃어버린 입맛도 되살려 준다.

오이소박이도 여름 대표 별미김치다. 푹푹 찌는 더위로 입맛도 없고 무기력 할때, 통으로 된 오이소박이를 한입 크게 베어 물면 ‘아삭’하는 소리와 함께 군침이 흘러 나온다. 오이는 영양을 섭취하기보다는 시원한 맛과 독특한 풍미, 아삭하게 씹히는 맛을 즐기는 채소라고 할 수 있다.

오이는 상큼한 맛과 향이 으뜸이며 수렴 효과가 높고 진정 작용이 있어 피부미용에 특히 좋다. 오이는 90% 이상이 수분이며 칼륨 함량이 높은 알칼리성 식품이다. 칼륨을 많이 섭취하면 체내에 있는 나트륨을 배출한다. 몸 속 노폐물까지 배출해주니 땀이 많이 나는 여름에 딱 맞는 채소라 할 수 있다. 씨 없는 오이가 무르지도 않고 아삭한 식감이 더 좋기 때문에, 속이 다 자라기 전인 초여름 오이가 김치재료로는 더 좋다.

즉석에서 만들어 싱싱한 맛이 매력인 겉절이도 여름에 즐기기 좋다.

‘된장열무겉절이’는 여름에 맛과 영양이 가장 좋은 열무를 구수한 된장 양념으로 버무려 입맛을 돋구는데 제격이다. 반찬 외에도 ‘된장열무겉절이’를 보리밥이나 쌀밥에 넣어 비비면 열무 비빔밥으로도 즐길 수 있다. 또 ‘부추오이겉절이’는 여름철 대표 보양 채소인 부추와 오이, 햇양파를 모두 넣은 겉절이다. 새큼한 식초와 달콤한 매실원액을 넣어 만들면 상큼하고 달콤한 맛으로 여름철 잃어버린 입맛을 되찾는데 도움이 된다.

특히 부추는 칼슘, 비타민C, 비타민E가 풍부해 간을 튼튼하게 해준다. 소장과 대장을 보호해주는 효과가 있어 건강한 여름 밥상을 만들 수 있다. 비빔밥이나 묵무침 등 다양한 요리에 두루 활용이 가능해 더운 날씨로 인해 요리하기 번거로운 여름에 안성맞춤이다.

[사진제공=대상FNF 종가집]

/yeonjoo7@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