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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 요르단 발전소(알카트라나/암만) 탐방기] 한전, 기름도 물도 없는 요르단에 ‘희망의 빛’을 쏘다
뉴스종합| 2015-12-01 11:03
[암만(요르단)=황해창 기자] 중동권인데도 요르단은 태생적 자원 빈곤국이다. 석유가 나지 않는 데다 오아시스마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상식과 거리 있어 보이나 엄연한 사실이다.

때문에 수도 암만에서 한국전력이 운영하는 발전소가 있는 알카트라나까지 두어시간은 사막과 거친 평원의 연속일 뿐 숲을 찾아 보기 어려웠다. 석유도 수자원도 없다보니 국가는 빈곤하고 국민의 일상은 내핍으로 찌들고 있다. 

한전의 요르단 암만아시아 디젤내연발전소 전경. [사진제공=한국전력]

전기사정도 열악하다. 요르단의 전체 발전설비용량은 올해 11월 기준으로 4500메가와트(MW). 우리의 4,7%에 해당될 정도로 미미하다. 최근에는 시리아 사태에 따른 난민 80만명이 유입되면서 상황은 더 좋지 않다.

이런 나라에 대한민국의 한국전력이 빛(전기)을 공급하고 있다. 요르단 ‘알카트라나 가스복합발전소’와 수도 암만의 ‘암만아시아 디젤내연발전소’가 그 주역이다. 두 발전소가 요르단 전체 전력 중 21%를 책임진다. 한전이 없다면 요르단의 전구 알 10개 중 4개는 먹통인 셈이다. 

한전의 요르단 알카트라나 가스복합발전소 전경. [사진제공=한국전력]

따라서 한전이 이 곳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막중하다. 한전이 요르단에 발을 들여놓기 전에는 암만의 정전은 끊일 날이 없었다고 한다. 알카트라나 발전소가 불을 밝히면서 국가 전체 전력의 10%를 해결한 것. 고장 없이 10% 발전하다보니 수도 암만에 정전이 거의 없었고, 여기에 암만 아시아법인이 추가로 15%를 해결하면서 요르단 수도권 전력 수급이 숨통을 트게 된 것. 물론 지방으로도 한전의 전력은 공급되고 있다.

요르단은 인구 650만명에 이슬람이 94%, 기독교가 6% 정도다. 주변국가와 달리 부존자원이 턱없이 부족하다보니 이리 저리 떼밀리고 지정학적으로 ‘왕따’를 당하기 일쑤다. 한전을 비롯해 해외투자 유치를 앞세워 국왕 압둘라 2세를 중심으로 국가개혁을 추진하면서 성장을 모색하려 하지만 실상은 역부족이다. 

알카트라나 발전소 현황을 설명하는 신준호 현지 법인장. [사진제공=한국전력]

국토는 남한 면적과 비슷한 8만9342㎦에 시리아, 이집트, 이라크와 국경을 맞대고 있고, 관광 명소인 소금바다 사해(死海)는 이스라엘과 공유하고 있다. 최근 파리 테러로 국제사회가 IS(이슬람국가)와의 전면전 양상을 펼치면서 상대적으로 테러 위협이 한층 더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국왕 압둘라 2세는 요르단의 공군조종사가 IS에 의해 지난 2월 화형당하자 직접 군대를 진두지휘해 보복에 나서 ‘워리어 킹’이라는 별명으로 국제사회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테러위험이 상존한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알카트라나 발전소는 한전의 역작이다. 중동에서 처음으로 수주에 성공한 사업이다. 요르단 정부도 애지중지한다. 요르단 사상 두 번째로 발주한 IPP(민자발전) 사업이기 때문이다. 더 중요한 것은 총 사업비 69%인 3억2000만 달러를 한전의 보증없이 사업 자체 신용만으로 조달하는 프로젝트 파이넨싱(PF) 방식으로 조달해 투자 리스크를 최소화했을 뿐만 아니라 요르단 정부가 발전전력 구입을 100% 보장하고 전력 요금 지급을 보증했다는 점이다. 운까지 가져다 준 걸까. 한전은 알카트라나 사업 성공을 계기로 사우디아라비아 라빅, UAE 슈웨이핫 IPP3 프로젝트를 잇달아 수주하는 쾌거를 이뤘다. 

알카트라나 발전소 콘트롤 타워 내부. [사진제공=한국전력]

알카트라나 프로젝트 발주처는 요르단 전력공사로 설비용량은 373MW. 한전이 80%, ‘사우디 Xenel’이 20% 투자했고 운영은 한전 자회사 남부발전이 맡고 있다. 2008년 사업 수주해서 2009년 현지법인 설립과 전력판매계약 건설공사 계약 체결해 2년간의 건설을 거쳐 2011년 1월에 상업운전 1단계 가스터빈 완료한데 이어 그해 연말에 2단계 복합터빈을 완공해 현재의 성공적 발전에 이르고 있다.

한전의 중동지역 사회공헌도 남다르다. 우선 시라아 난민 캠프에 ‘희망의 빛’을 선사하려 노력하고 있다. 시리아 정부와 관련 기구의 요청으로 가정집 한두 채가 사용할 수 있는 용량인 8KW 정도 공급을 시도하고 있다. 아직은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는 게 한전의 공식 설명이지만 규모가 커질 경우 파급효과는 메가톤급이 될 게 분명하다. 한전은 이 나라 저도득층을 상대로 개안수술 지원을 했고, 태권도 학교 태양광 구축사업 지원, 스포츠클럽 건축 지원 등을 수행했다. 이런 사회공헌활동으로 요르단 실명방지 재단 감사패를 요르단 왕실 라드왕자로부터 수상했고. 한/요르단 친선협회 감사패를 2년 연속, 또 지난해 발전소 산업안전보건 부문 우수상 수상하기도 했다.


<다음은 신준호 알카트라나 법인장, 김필선 암만아시아법인장과의 일문일답>

-요르단 알카트라나 발전소가 중동지역 맞춤형이라고 볼 수 있나. 지역적 특성을 감안했는가.

▶이 나라 석유 안나온다. 이 발전소도 가스와 경유 같이 쓴다. 우리 발전소는 지금 중유 쓰고 있는데 가스도 쓸 수 있게 설계됐다. 이 나라 가장 적합한 발전소인데 만약 이집트에서 가스 중단하면 경유나 중유 쓸 수있다는 거다. 여기는 경유이고 한전의 암만 발전소는 중유를 쓰는데 가스관로가 아직 연이 안돼 공사중이다. 내년 초중반 되면 가스관로 연결돼 가스 쓸 계획이다. 현재 중유는 비싼 편이다. 그래서 한전이 설립한 알카트라나와 암만의 발전소가 이 나라에 가장 적합하다고 자부한다.

-만약에 요르단에 석유가 나오면 이런 발전소 필요 없나.

▶그렇다. 가스 루트 막힐 것에 대비해 중유나 경유 쓸 수 있게 한 거다. 정치적 변수나 전쟁 등으로 가스 차단되더라도 적어도 경유와 중유 저장돼 있어 발전은 된다는 의미다.

-원전이나 재생에너지 수주가능성은.

▶지금 풍력을 추진하고 있다. 풍질이 좋다. 지금 발전소 두 개로 이나라 21% 전력을 담당하는데 요르단 정부기관 빼곤 1위다. IPP1을 미국 AES사에서 했고 2,3을 우리가 4를 다시 미국이 가져갔는데 외국투자자본 봤을 때는 한국이 1위나 마찬가지다.

-냉각수 조달이 어렵지 않나.

▶냉각수가 필요하다. 스팀터빈을 팽창된 힘으로 돌리는 건데 이거 돌리고 나면 다시 물로 만들어야 하는데 그걸 위해선 냉각수가 필요하다. 스팀 응축해 물로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사막에는 물이 없다. 한국엔 바다 근처 만들어 바닷물로 냉각했는데 여기는 냉각수를 물로 안하고 바람으로 한다. 큰 팬을 돌려서 응축해서 하는데 효율은 물보다 떨어지지만 에어 써서 냉각한다. 질 좋은 바람으로 공랭식을 택했다.

-자연바람인가. 발전소 근처에 나무가 자라던데 파면 물 안나오나.

▶ 문제는 나무가 있어도 물이 안 나온다는 거다. 남쪽 관광지 페트라(모세의 기적의 샘물) 근처에서 물이 올라오고 있을 뿐이다.

-한전의 두 발전소의 전력이 지방으로도 나가나

▶물론이다. 500KV로 전부 공급하고 있다. 요르단 전역은 물론이고 이집트, 시리아로 다 연결돼 있어 수출도 수입도 할수 있는 구조다. 다만 실제 거래는 안하고 있다.

-테러 등 안전에 국민적 관심이 크다. 대비책은.

▶기존 외곽에 철조망이 있는데 콘크리트 방호벽으로 바꾸고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다. 초소도 기존 단층이었던 것을 2층형으로 보강했다. 정문에도 콘크리트 방호벽을 추가로 설치했다. 테러에 철저하게 대비하고 있다.

hchw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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