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진화해야 생존… 롯데마트, “‘3세대 마트’로 생활을 제안한다”
뉴스종합| 2015-12-03 07:00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미국 유명 백화점 체인 메이시스의 CEO 테리 룬드그렌은 최근 미국 CNBC 방송에 출연해 오프라인 소매점의 위기론에 대해 정면 반박한 바 있다. 그는 쇼핑으로부터 얻는 ‘다차원적인 체험’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여전히 많다며 “소매업의 종말에 대해 말하는데 이는 매우 과장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업계에서는 온라인 유통업체의 공세로 코너에 몰린 오프라인 업체들이 위기를 타개할 해법으로 ‘체험’을 꼽는다. 쇼핑은 단순히 싼 값에 물건을 사는 것 이상의 공감각적 활동이고, 이는 전파를 통해 충족될 수 없기 때문이다.

롯데마트가 ‘3세대 마트’ 깃발을 내건 양덕점을 선보이며 기존 마트와의 차별화에 나섰다. 양덕점은 ‘페이지그린’, ‘해빗’ 등 7개의 특화 매장과 여유로운 공간 배치를 통해 소비자에게 체험을 통한 새로운 생활을 제안하는 매장으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다.


롯데마트가 이러한 체험을 바탕으로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생활을 제안하는 ‘3세대 대형마트’, 양덕점(경남 창원)을 3일 선보이며 이전 마트와의 차별화를 선언하고 나섰다. 소비자들에게 친환경, 유기농, 건강, 휴식, 개성 등 다양한 가치를 체험을 통해 쉽게 선택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3세대 마트의 핵심이다.

이는 되도록 많은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는 데 목적을 둔 ‘1세대 마트’나 PB상품ㆍ단독상품 등으로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집중한 ‘2세대 마트’와는 차별화된다. 2012년 이후 대형마트 점포당 평균 매출이 오히려 하락하자 기존 모델로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절감하고 내놓은 자구책이다.

김종인 롯데마트 대표는 “대형마트는 부활의 돌파구는 ’상품을 파는 것‘이 아닌, ’고객이 기대하는 새로운 생활‘을 직접 오감 체험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며 “온라인 상에서 구현할 수 없는 공간 창조에서 그 해답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3세대 마트의 특징을 한번에 드러내는 것은 소비자의 트렌드에 맞춘 7개의 특화 매장인데, 그 중에서도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힐링을 테마로 한 카페형 원예서적 매장인 ‘페이지 그린(page green)’이다. 이 매장은 특정 상품군을 중심으로 구성하는 대신, 원예상품ㆍ책ㆍ팬시용품 등 다양한 상품을 ‘힐링’이라는 가치를 기준으로 모아 전시했다. 또 남는 공간을 상품으로 채워야 한다는 기존 마트의 강박을 버리고 소비자가 앉아 힐링을 체험해보며 제안받을 수 있게끔 카페를 만들었다.

이러한 공간 실험은 매장 곳곳에서 드러난다. 양덕점은 동선의 폭을 기존 4m에서 5m로 넓혀 여유로운 쇼핑이 가능하도록 하는 한편, 동선 곳곳에 휴게 공간을 만들어 소비자가 쉬면서 상품을 둘러볼 수 있게끔 배려했다. 또 국내 마트에서는 일반적으로 시도되지 않았던 일방(One Way) 동선을 사용, 소비자가 따라가며 쇼핑하게 만든 것도 눈에 띈다. 서현선 롯데마트 MD혁신부문장은 ”기존점의 동선은 소비자가 원하는 것만 사고 나가는 목적형 구매에 적합했지만, 일방 동선은 자연스럽게 지나가면서 생활을 제안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양덕점에는 이외에도 스타일을 제안하는 테마형 잡화 편집샵인 ‘잇스트리트(It.Street)’와 프리미엄 건강 라이프 브랜드 전문 매장인 ‘해빗(Hav’eat)’ 등 기존에 선보였던 특화 매장과, 홈퍼니싱 전문 매장 ‘룸바이홈(Room By Home)’, 카 퍼니싱(Car Furnishing)전문 매장인 ‘모터 맥스(Motor Max)’, 슈즈 전문 토탈샵 ‘에스 마켓(S.Market)’ 등 새롭게 선보이는 특화 매장들이 들어서 있다.

앞서 롯데마트는 지난 4월 김종인 대표이사 취임 후 처음으로 맞이한 창립 17주년 기념행사에서 국내 기존 점포 혁신 작업을 가속해 나가며 이지 앤 슬로우 라이프(Easy & Slow Life) 지향 점포 구축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양덕점에 구현된 특화 매장을 비롯한 운영 방식을 표준화ㆍ규격화해 기존점 및 신규 점포로 확대 적용, 내년까지 총 30개 매장을 3세대 마트로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paq@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