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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임원 인사]실적부진ㆍ경기 악화…삼성도 ‘다운사이징’ 했다
뉴스종합| 2015-12-04 10:53
-삼성 임원 승진 294명, 2009년 이후 최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수준으로 감소
-승진 연한 뛰어넘는 발탁 인사는 44명
-‘성과 있는 곳에 보상 있다’ 원칙 적용
-경기불황, 신성장동력 난항 등 영향도



[헤럴드경제=권도경 기자]삼성그룹이 글로벌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가장 적은 규모로 임원 승진 인사를 했다. 


삼성은 4일 임원 294명을 승진시키는 2016년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승진자 규모는 지난해(353명)보다 16.7% 줄어들었다. 승진자 수(인사 적용연도 기준)는 2009년(247명) 이후 최소 규모다. 삼성 임원 승진자는 2010년(490명) 이후 400명대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인사에서 300명대로 떨어진후 7년만에 200명대로 줄어들었다. 승진연한을 뛰어넘는 발탁인사도 크게 줄였다.

실적 부진과 악화된 경기 전망 등을 감안, 승진규모를 예년에 비해 큰 폭으로 줄인 것으로 보인다.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삼성의 인사 원칙이 철저하게 반영된 결과이기도 하다. 이에 지난 1일 사장단 인사에서는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했지만 이날 임원인사는 조직을 가볍고 효율적으로 만드는 데 주안점을 뒀다는 평가다. 


7년만에 최저규모 승진…4년째 감소=직급별 승진대상자는 부사장 29명, 전무 68명, 상무 197명이다. 임원 승진자 중 부사장과 상무는 지난해보다 각각 30.9%, 22.1% 감소했다. 전무만이 지난해(58명)보다 17.2% 증가했다.

삼성 임원 승진자는 2010년 380명, 2011년 490명, 2012년 501명으로 매년 늘어났다. 하지만 2013년 485명, 2014년 476명, 2015년 353명에 이어 4년 연속 줄어들게 됐다. 200명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09년 이후 처음이다.

조기 승진 발탁인사는 44명이다. 부사장 5명, 전무 15명, 상무 24명 등이다. 발탁인사는 지난해와 비교해 21.4% 줄었다. 2012년 54명, 2013년 74명, 2014년 86명으로 늘어났던 발탁인사는 2015년(56명)에 이어 이번에 2년째 크게 축소됐다. 올해 발탁인사 규모는 2014년과 비교하면 반토막 수준이다.

이같은 승진자 규모 축소는 삼성전자 등 주력 계열사 실적 부진과 방산ㆍ화학사업 매각 등 사업재편, 그룹 차원의 비용 절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총 294명으로 승진자 규모는 줄었으나, 44명의 발탁 인사를 실시해 조직 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2년 대발탁 임원 7명…삼성형 패스트트랙 실현=이번 임원 인사에서는 승진규모는 축소됐지만 삼성형 패스트트랙이 실현됐다. 탁월한 실적을 거둔 인력에 대해 2년 이상 대발탁 인사를 실시한 것이다. 2년 대발탁 승진자 7명 중에서 삼성전자는 전무 2명, 상무 3명 등 총 5명을 배출했다.

반도체 공정개발 전문가인 심상필 전무는 세계 최초 14나노 핀펫 공정개발을 주도해 시스템LSI사업 일류화에 공헌했다는 평가다. 생산자동화 전문가인 김학래 삼성전자 상무도 휴대전화 글래스와 메탈케이스 공정 개선을 이끌어내 2년 빨리 전무로 발탁됐다. 배광진 삼성전자 부장은 갤럭시 S6엣지 등 전략과제 선행기구 개발을 주도한 점을 인정받아 상무로 2년 빨리 승진했다. 이밖에 삼성전자 김강태ㆍ김후성ㆍ정연재 부장, 김정욱 삼성물산 부장, 정연재 삼성생명 부장도 상무로 발탁 승진했다. 여성 인력은 신규 임원 8명을 포함해 9명이 승진해 눈길을 끌었다.

해외법인에서 성과를 낸 인력을 대거 본사 임원으로 승진한 사례도 나왔다. 규모는 4명으로 2014년(12명), 2015년(9명)보다 줄었다. 반도체 등 삼성전자 부품(DS) 부문에서 현지 VP급 3명이 본사 임원으로 승진했다. 지난해에는 한 명도 없었다.

한편 삼성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은 전략 1ㆍ2팀을 통합해 조직을 축소했다. 전략1팀은 삼성전자 담당, 전략2팀은 비전자 계열사를 담당했다. 최근 화학 계열사를 줄줄이 매각하면서 맡을 곳이 사라진 2팀을 없애 1팀에 통합했다. 미래전략실 고위임원들도 일선 계열사에 전진 배치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다음주 계열사별로 조직개편과 보직인사를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kong@heraldcorp.com

▶삼성 연도별 임원 승진자

(단위:명)

2016년 294

2015년 353

2014년 476

2013년 485

2012년 501

2011년 490

2010년 380

2009년 247

* 인사적용 연도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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